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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istan Aug 16. 2019

미중 무역분쟁 - 3  이것은 중국의 시험이다.

- 과연 중국은 미국의 공격을 버틸 수 있을까?

 미중 무역분쟁의 관전 포인트는 중국의 정치제도가 얼마나 견고한가에 대한 것이다. 하지만 미소 냉전과 다른 점은 소련과 미국의 냉전은 누가 세계 최강의 정치제도(또는 이념)인가에 대해서 묻는 것이라면 미중 무역분쟁은 중국이 개방없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정치체제를 갖추고 있는가? 그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물음이다. 만약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된다면 중국은 미국과 진정한 양강체제가 가능하다. 미소 냉전 이후 미국의 자리를 넘보는 국가가 생겨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국은 그저 사람 많은 공산당 국가일 뿐이었다.


 시진핑이 헌법까지 고쳐가면서 내부의 우려를 감내하면서까지 독재를 감행한 것은 필연적인 압박이 있다. 공산당이 일당독재 특징상 돌아가면서 내부파벌이 귀족정처럼 정치를 하면 미국의 다양한 압박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으며 결국 적당히 타협해가며 미국의 의도대로 개방을 진행하여 주권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시진핑을 압박했다. 미국은 정권이 바뀌면서 중국보다 더 중구난방인 부분이 있다. 그러나 핵심분야에서는 민간과 정부를 아우르는 탄탄한 정치집단이 뿌리의 역할을 하고 있고 또 민주주의의 약점인 빠른 정권교체로 인해 지속적이지 않은 정책추진능력을 변하지 않는 재산권을 바탕으로 한 거대 자본들이 받쳐주면서 적절한 균형을 맞추고 있다.


 중국은 겉으로는 강력한 일당독재체제로 빠른 동원력과 지속적인 정책 추진능력을 안정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에는 파벌이 존재하고 파벌들이 미국의 당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내부에서 어떤 종류의 이해관계 조율이 일어나는지 일반 중국시민에게 보이지 않을 뿐이지 고위 공산당원이라고 해서 같은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중국에서 대표자가 선출되는 방식은 기존 정치관료의 선택을 받아서 승진하는 것이다. 미국은 선거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각자 장단점은 존재한다. 선거제도가 결코 일반 대중의 의지를 잘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수도 없이 발견하며 잘 기능한다는 보장은 더욱 없다.


 중국이 대놓고 엘리트주의로 국가를 다스린다면 미국은 은밀한 엘리트주의로 나라를 다스린다. 미국에도 거대 자본과 고위 정치 권력이 서로 긴밀하게 소통하며 국가를 유지하고 있다. 이것은 어떤 음모론이 아니라 그럴 수 밖에 없다. 수많은 일반 대중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기 위해서 강력한 권력이 요청되고 그러한 이해관계는 결국 어떤 몇 가지 중요한 요소들로 수렴되고 그 요소들을 대표하는 사람의 수가 적을수록 더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필연적으로 엘리트집단은 요청되는 것이다.


 민주주의든 일당독재든,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중요한 것은 이 엘리트 집단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기능하게 할 것인가이다. 그러므로 정치제도의 본질은 엘리트 집단, 즉 대중의 대표자를 어떻게 수렴해나가는 것이 가장 대중의 이해관계를 효율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아무튼 미국의 정치제도는 현재 세계적 수준에서 (수많은 문제는 있지만) 해내고 있는 중이다. 중국은 세계적 수준이 아니라 국내적 수준에서도 의심스러운 수준이다.

 

 중국은 13억의 인구를 자랑하지만 사실 그것이 오히려 발목이고 드넓은 영토를 자랑하지만 그 영토의 다양성이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미국은 3억의 인구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면 국내문제가 끝나지만 중국은 13억을 해내야한다. 미국의 지리적 다양성은 대륙의 넓이에 비해서 그리 크지않다. 그러나 중국의 지리적 다양성은 미국보다 훨씬 크다. 그리고 그 다양성은 결국 이해관계의 복잡성을 증가시킨다. 지금까지 중국은 엄청난 성장을 계속해왔고 엄청난 성장을 핑계로 (한국도 그래왔듯) 다양한 문제들을 묵살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고도화되면서 중국의 성장률도 점점 줄어들게되고 빈부격차가 벌어지는 속도는 임금상승률보다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 중국의 자본시장은 폭등하지만 임금은 그만큼 폭등하지 않는다. 점점 중국의 파티는 끝나간다. 다함께 잘살자는 중국 공산당 정부는 애초에 시작부터 다양성과 자유를 기치로 내걸고 시작한 미국에 비해서 더 많은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다.


 밥만 먹으면 행복할꺼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밥을 먹으면 이제 더 많은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인간은 필연적으로 자신의 존엄성을 찾기 마련이다. 모두가 배를 곪으면 가난은 비극이지 존엄성의 훼손이 아니다. 그러나 모두가 차를 몰 때 차를 가지지 못한다면 이것은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인간이다.


 중국 정부가 가진 장점은 강력한 공권력의 정당성이다. 공산주의국가로 시작했으니 전체주의적인 권력 행사가 상당 부분 용인된다. 이점이 중국이 13억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절할 수 있었던 이유다. 정부 조직의 강력한 권력이 언론과 자본을 모두 통제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어찌되었든 중국 국민들은 아직 공산당 정부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경제능력이든 무력행사능력이든 국가 전체를 하나로 묶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중국의 중심이었던 세력들은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고 변화를 거부한다. 그러나 주변부의 세력들은 점점 새로운 상황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권력의 중심으로 들어가고자 한다. 소수민족, 홍콩, 대만 등 다양한 지리적 특성을 기반으로한 세력들과 비주류 정치세력들 등 여러 계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기회를 요구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천안문 사태 때는 폭력이 정당화 되었다. 그 이후로도 중국은 계속 성장했고 성장이 인권보다 먼저였다. 그러나 이제는 중국도 이들을 제 내로 끌어들일만한 내재적 유연성을 가져야 진정한 하나의 중국이 될 수 있다.


 중국의 시험문제는 지금까지 소외되었던 중국 내의 세력들을 얼마나 유연하게 현재 주류세력 내로 포섭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이들에게 더 많은 자유를 허락하고 그런 자유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와의 신뢰를 구축하여 하나의 중국을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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