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새로운 도시를 달린다는 것
정확히 2년 전, 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었다. 매일 아침, 지중해를 바라보며 달렸고, 동이 트는 순간 가장 먼저 문을 여는 카페에 앉아 갓 구운 크루아상 두 조각과 따뜻한 카페라떼를 마셨다. 잠시 스쳐 지나가는 여행자가 아니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처럼 일하며, 운동하며, 즐기며, 그렇게 나만의 리듬을 만들어갔다.
그때 다짐했다. "2년 후, 또 다른 어딘가에서 다시 이렇게 살아보자." 그 다짐이 현실이 되는 순간, 나는 32시간의 긴 비행을 견디고 지구 반대편 부에노스아이레스 공항에 발을 내디뎠다. 이번에도 나는 단순한 여행자가 아니다. 나는 이곳에서 한 달을 살아가기로 했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난다. 새로운 풍경을 보고, 유명한 장소를 방문하며, 현지 음식을 맛본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그보다 더 깊은 경험이다. 도시를 배경 삼아 살아보는 것, 그곳에서 나만의 리듬을 찾아가는 것. 바르셀로나에서 그랬듯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도 나는 도시의 일부가 되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달리기로 하루를 시작하기로 했다. 새로운 도시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곳을 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지도를 펼쳐 어디로 갈지 고민하는 대신, 러닝화를 신고 길 위에 서 보는 것. 도시의 리듬을 알고 싶다면, 그곳을 직접 걸어보고, 뛰어보고, 살아봐야 한다. 길의 굴곡과 공기의 냄새, 사람들이 오가는 속도와 도시의 박동을 온몸으로 체감한다면, 그 순간부터 이곳은 더 이상 낯선 곳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러닝 기록이 아니다. 나는 달리기를 통해 도시를 경험하고, 낯선 환경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며, 매일 새로운 선택을 한다. 환전을 해야 하고, 버스를 타야 하고, 일할 공간을 찾아야 한다. 새로운 도시에서 나만의 생활을 만들어가는 과정, 그 모든 것이 이 책의 이야기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의 한 달 동안, 나는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그리고 그 경험들은 어떤 의미를 남길까? 나는 매일 이 도시를 달리고, 탐색하고, 실험하며 나만의 속도로 살아볼 것이다. 이 책은 그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