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호 박사의 다른생각 064
주문한 요리가 정확하게 나올지 어떨지 아무도 모르는 식당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간판에 적힌 이름도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注文をまちがえる料理店)입니다. 왜냐하면 주문을 받는 점원은 모두 치매나 인지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맛좋은 음식들을 준비했으니 어떤 음식이 나오더라도 점원들의 실수를 인정하고 함께 즐기자는 것이 이 식당만의 독특한 콘셉트입니다. 손님들은 점원들의 실수에도 당황하지 않고 따뜻한 웃음을 지으며 잘못 가져온 음식을 맛있게 먹기 시작합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카페 ‘비티 앤 보우 커피’ (Bitty&Beau's Coffee)의 손님들 역시 종업원들의 실수에도 환한 웃음으로 화답합니다. 이 곳의 종업원은 모두 지적장애나 다운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지적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70% 이상이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어떻게 하면 그들이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살아갈 수 있을지를 고민했습니다. 그리하여 종업원의 ‘실수’가 사람들에게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으며, 함께 웃어준다면 아름다운 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러한 카페를 열게 되었습니다.
식당에서 종업원의 실수를 경험하는 것은 불쾌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주문을 틀리게 하는 요리점’과 ‘비티 앤 보우 커피’는 실수를 자주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종업원으로 고용하여 손님들에게 그들의 실수를 자연스럽게 노출시켰습니다. 그로 인해 치매나 지적 장애에 대해 잘 모르는 많은 사람들도 종업원들의 어쩔 수 없는 실수를 인정하고 포용하는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감추고 싶은 약점이 있고 어쩔 수 없는 실수도 하게 마련입니다. 이를 감추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드러내보면 어떨까요? 분명 우리 곁에도 따뜻한 미소를 보이며 보듬어줄 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감추지 말고 드러내 보세요.
일본의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 입구의 모습입니다. 억지로 누운 글자와 실수했을 때 멋적게 혀를 내미는 모습을 아주 귀엽게 형상화했네요.
항상 메뉴가 틀리게 나오는 것은 아니라 합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실수들이 이어지지만 사람들은 실수로 만들어진 음식도 아주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입니다. 이런 작은 시도들이 모두가 행복한 사회, 포용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런 특별한 경험은 치매인식개선 뿐만아니라 노인일자리 창출의 좋은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모두가 행복해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입니다.
서로 마주치는 않는 사람들이 서로 마주하니 치매노인이나 손님들이나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주문을 잊은 음식점'
일본의 캠페인은 한국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되어 KBS스페셜에서 소개된 바 있습니다. '주문을 잊은 음식점'이라는 주제로 치매 초기의 노인들이 식당에서 일하시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가까운 가족 중에 치매환자가 있지 않고서는 서로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분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모두가 우리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도 무엇이든 해낼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무언가 해낼 수 있다는 자존감과 자신감이야말로 치매노인 뿐만아니라 우리 모두에게도 가장 소중한 삶의 이유가 될 것입니다.
비티&보 커피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 이곳이 바로 'Bitty&Beau's Coffee'입니다.
지적 장애나 다운증후군 아이들이 함께 일하며 사람들과 어울립니다. 그들의 공통점을 서로에게 미소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일, 그것은 바로 따뜻한 미소를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칼럼을 적으면서 참으로 우리의 선입견이 무섭다는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아울러 내 자신에게도 약점과 실수를 감추려고만 하는 마음을 있음을 알게 됩니다. 모두가 함께 행복해지는 방법 아주 간단한 비밀이 있었네요. 어떠한 실수나 약점에도 따뜻한 미소로 보듬어주는 것 말입니다. ^^
When you put a smile on them, it makes them very hap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