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과 능동이 같은 방향으로 달려갈 때
휴 그랜트는 겉보기엔 평범하지만, 끝까지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비범한 인물이다. 사랑 앞에서 적극적으로 쟁취하기보다 자신의 마음이라는 동산을 조용히 지키며 상대가 뛰어놀도록 내버려 둔다. 반면 줄리아 로버츠는 이중적이고 입체적인 인물이다. 많은 상처를 주지만 그에 대한 이유와 맥락이 분명해 결코 미워할 수 없다. 그녀는 리스크를 안고 망설임 없이 그의 마음속으로 뛰어든다. 결국 〈노팅 힐〉은 수동과 능동, 기다림과 선택이 끝내 같은 방향으로 달려가는 이야기다. 미워할 수 없는 소녀와 평범하지만 비범한 인물이 우여곡절 끝에 서로를 향해 뛰어가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