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위 스태그플레이션 - 아토피 육아의 딜레마
한밤마다 우리 집은 경제 실험실이 된다.
한쪽은 개입, 다른 쪽은 방임.
정책적용 대상은 한 명, 가려움뿐인 아이.
불황이 올때 자본주의 경제는 보통 두 가지 경제학적 입장으로 접근한다.
케인지언과 신자유주의. 케인지언은 적극적 개입을 통한 극복을 추구하고,
신자유주의는 개입 최소화로 자연극복을 노린다.
어차피 시장실패를 막으려해봤자 그 종착지는 정부실패로 귀결되니까.
우리 아이는 아토피다. 아빠의 아토피, 엄마의 비염. 이러니 빼박 당첨.
최근 워터파크 수영장을 다녀오니 너무 극심하게 심해졌다.
연고도 바르고 자디텐 유시락스 등 처방약도 맥이지만, 그래도 자려고 할때면 그렇게 가려운가보다.
워터파크 이후, 아이의 피부는 불황을 맞았다.
우리는 각자 다른 처방전을 쥔 채 같은 밤을 버틴다.
엄마와 아빠는 그때마다 대응이 극명히 다르다.
엄마가 재울 때 아토피 대응은 케인지언이다.
긁는 걸 막는다.
손으로 잡는다.
그럴때마다 아이는 참고 참다 운다.
그러면서 짜증나니 다른 곳을 긁는다. 막 긁는다.
열받으니 다른 곳도 가려운거다.
그래서 군데군데 상처가 나거나 결국 다른 곳에 피가 나서 딱지가 진다.
반면 내가 재울 때 아토피 대응은 신자유주의다.
개입을 최소화한다.
그래서 아이는 긁고 싶은데 한 몇 분 벅벅 긁다 지쳐서 하품하더니 잔다.
스무스하다.
나는 뿌듯하다.
아침에 와이프 한테 "침대에 또 피묻어있잖아! 아 속상해 진짜!란 말을 듣기 전까진...말이다.
개입의 끝은 스태그플레이션이고, 방임의 끝은 침체인 것처럼,
아이의 아토피는 어떤 대응을 하든 결국 피가 난다...
보습보습보습, 연고연고연고
맞벌이 부부의 아토피 대응은 그래서 참 어렵다.
정답은 없어서, 오늘도 보습의 기준금리를 0.25%p 더 내린다.
내일 아침 침대의 지표를 보고, 다시 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