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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Jul 10. 2024

교사, 작가, 코치. 신나게 일하고 있습니다!

요즘 바쁘십니까? 마감 날짜로 인하여 스트레스받고 계십니까?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깊이 있게 조언하긴 어렵습니다만 이왕 해야 할 일이라면 신나게 일하면 좋겠습니다.

'신나다'라는 흥미와 열성이 생겨 기분 좋아진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기분을 선택한다는 뜻은 내가 일의 주체가 되는 점을 의미합니다. 누가 시켜서 일을 할 땐 일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나 내가 일을 할 수 없는 이유 먼저 찾게 되더라고요. '내 일'로 생각하고 정해진 시간에 성과를 낸다는 마음으로 일하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습니다.

육아휴직 없이 21년째 교사로 살고 있습니다. 1년만 음악 교과 전담 교사를 했고 그 외엔 담임을 맡았습니다. 해마다 3월이 다가오면 분주합니다. 수행평가 계획도 세워야 하고 학습 준비물로 구매할 물건 종류와 돈 계산도 해봐야 합니다. 혼자 하는 일이 아니고 학년 협의도 필요합니다. 학생 맞이할 교실 정리하기도 벅찬데 업무가 몰리는 기분도 느낍니다. 휴직을 할 걸 그랬나 하는 마음도 없진 않지요. 쉴 틈 없이 달려왔으니까요. 코로나 시국을 경험하면서 등교하지 않은 아이들을 챙기게 되었습니다. 

학교 종이 알람을 확인하지 않은 학생, 전화 연결도 되지 않은 가정이 있었고요. 불길한 마음에 관리사무소에 연락을 취해서 학생 부모와 소통이 시작되었습니다. 신학기 시작하면서 부모 전화번호가 바뀐 거지요. 그 일을 겪으면서 내가 하는 일은 사람을 챙기는 일이고 더 나아가 살리는 업무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년 비슷한 학사 일정 반복으로 다소 지루하다고 느낄 찰나 코로나 상황과 학생 연락처 확보 경험은 내 존재가 학생들에게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 깨우치는 기회가 되었지요.

몇 년 전에는 아동보호기관에서 학생을 챙겨 간 일도 있었습니다. 그땐 학생과 함께 교실에서 수업을 하고 있었는데 아동보호기관에서 연락이 온 겁니다. 학생 귀가 시키지 말라는 거지요. 이유는 밝힐 수 없으나 하교하지 못하게 데리고 있던 친구는 보호 기관 담당자와 대화를 나누었고요. 일주일 공백 후에 전출 처리가 되었습니다. 학생을 보호하는데 간접 도움을 주었다는 생각을 했고요, 두고 간 물건을 택배로 발송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전출 처리가 잘 되었는지 기관에 문의도 했고 학생은 잘 적응하는지 안부도 확인했습니다. 사람을 챙기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 또 한 번 알게 되었습니다.

무탈할 땐 일상이 지루하다고 생각했었지요. 별일 없을 땐 없는 대로 사람 챙기면서 생활하고 일이 생겼을 땐 적극적으로 일을 처리하란 뜻이구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왕 일할 거 신나게 해보는 겁니다.

오늘은 수학 시간에 강화유리 물병이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학생이 팔로 친 것 같습니다. 물이 쏟아진 건 기본이고 유리 파편이 튀진 않았을지 마음이 쓰였습니다. 수업을 멈추고 키친타월과 비닐봉지를 이용해 유리 조각을 치웠습니다. 그래도 보지 못한 잔잔한 유리 조각이 있을까 싶어 주변을 여러 번 닦아냈습니다. 학생들에게도 실내화 반드시 신도록 강조했지요. 물병 깨진 학생은 부모님의 꾸중을 걱정하고 있더군요. 수업이 멈춘 시간. 아이들은 소란스러웠지만 유리조각부터 다 정리했습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이었고, 이왕이면 신나게 일하기로 했기에 잔소리 나올 뻔한 입을 막고 다행이라고 마음을 고쳐먹었지요. 사람은 다치지 않았으니까요.

책쓰기 코치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퇴근 후 이웃을 만났습니다. 저에게 책 어떻게 쓰는 건지 질문을 하길래 전화상 간단히 설명한 적 있었습니다. 만나서 듣고 싶다고 하셨지요. 가까이 사는데 신나는 마음으로 약속 장소에 갔습니다. 노트북을 열어 평생 글 친구들에게 강의했던 포스팅을 보여주었고요, 평생 무료 재수강에 대해서도 알려 주었습니다. 두 시간 동안 제가 말을 했더라고요. 백작은 부족을 건설하는 마음으로. 좋은 글 함께 쓰는 사람이 늘어나길 바라면서 살고 있다고 마치는 말을 했습니다. 말 그대로 신나게 설명했습니다. 코치 일도 제 일이거든요. 이웃이자 예비 작가님은 며칠 고민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제 책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큰딸이 경남 CTS 소년소녀합창단 생활할 때부터 알고 지낸 이웃이니 10년 지기입니다. 제가 질문에 답하는 모습에서 에너지를 느꼈을 겁니다. 저는 신났거든요. 언제 어디서 2시간이나 대면해서 책쓰기 코치 일을 어필하겠습니까.

'신나게' 일하는 날들이 쌓이고 쌓이면 분명 성과도 좋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교사, 작가, 강사, 코치로 살아가는 동안 삶과 글에서 일의 재미를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바쁜데 즐겁습니다. 곧 작가이자 코치로서 강의 들으러 줌에 입장합니다. 설렙니다. 공부하는 일도 제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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