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덟 번째 질문

20201004

by 여느진

Q. 나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무엇인가요?


A.

누군가와 관계를 맺기 전에 나만의 벽을 세워둔다. 마음 여는 게 굉장히 느린 나는 한 번 문을 열고 나면 닫기가 어렵다. 그래서 애초에 문을 아주 천천히 열기 위해 노력한다.


이미 열고난 후엔 속을 털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속 얘기를 한 번 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상대에게 바라게 된다. 나 역시 누군가의 속내를 들은 적이 많고, 내가 그 사람의 모든 걸 받아줄 수 없음을 알고 있다. 반대의 입장도 마찬가지니 서로를 위해, 무엇보다 나중에 혹시나 이 사람과 멀어졌을 때 속절없이 무너질 나를 위해 상대에게 나를 토해내지 않으려 애쓴다. 그러기 위해 비공개로 만든 SNS 계정이나 개인 카페에 속 얘기를 마구잡이로 게워낸다. 속으로만 참는 건 경험 상 결국 곪아 터져 버리곤 해서, 이렇게라도 약을 발라준다.


종종 카카오톡이나 모든 알람을 꺼버리고 주변의 연락에 응하지 않는다. 스트레스가 극심할 때 가끔 취하는 나만의 방법.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때로 홀로이길 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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