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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도 어휘처럼 다양하게 활용하기!

남편 생일을 맞이하여.

by 루 살로메
애호박 크림소스를 활용한 해산물 샐러드


특별한 날이 다가오면 사 먹는 것보다 직접 요리를 하는 것이 더 재미있고 의미 있게 느껴진다. 물론 내 생일에는 남편이 맛있는 요리를 사주긴 하지만 난 남편 생일에 직접 요리를 해주려는 편이다. 조금 기억에 남을 만한 그런 요리를.


식재료도 언어처럼 다양하게 활용하기!


예전에 임경선 작가인가 어떤 작가가 자신의 소셜인지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평소 단어 노트를 만들어서 잘 사용하지 않는 어휘들을 정리한다는 이야기. 그래서 글을 쓸 때 그 어휘들을 다양하게 활용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정말 공감이 갔고 요리 또한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는 늘 익숙한 식재료를 사용하며 평소에 먹는 음식 메뉴들도 은근히 한정적이다.


일반적으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식재료들은 이마트 또는 동네 마트에서 구입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하지만 특별한 날에는 백화점 식품관 또는 청담 SSG 푸드 마켓 같은 가게에서 조금 더 상태가 좋고 희귀한? 식재료를 구입하는 편이다. 작년 남편 생일에는 '캐비어'를 활용했고 올해는 그보다는 난이도가 조금 더 낮은 '랍스터, 관자, 펜넬' 등을 활용해 보았다.


남편에게 신세계 강남 푸드 마켓에서 사 오라고 시켜서 구입한 '펜넬' ㅎㅎ


'펜넬'은 양파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매운맛이 없고 식감이 굉장히 아삭한 훌륭한 음식이다. 이탈리아 식재료인데 한국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지 않는 것 같다.


요리는 수학의 연산과 비슷하다?!


요리는 수학의 연산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이유는 몇 가지 요리를 한꺼번에 조리할 경우에는 식재료의 낭비를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각 요리의 중복되는 식재료를 파악하고 그 재료들이 서로 겹치지 않도록 요리해야지 그나마 효율적이며 낭비 또한 줄일 수 있다. (물론 여러 테이블의 손님을 받고 주방에 조수가 많은 레스토랑은 덜 그렇겠지만. 나 홀로 주방에서 그것도 단둘이 음식을 모두 해치워야 하는 일반 가정에서는 로스율이 너무 높은 것 같다.)


파인애플 올리브 오일을 활용한 랍스터, 관자 요리


파인애플 올리브 오일을 활용한 랍스터, 관자 요리의 플레이팅은 엄연히 말하면 실패였는데.. 처음 플레이팅이 생각보다 예쁘지 않았고. 그래서 에잇~!!! 그냥 대충 푸짐하게 담아서 먹어야지!라고 아무 생각 없이 담은 이 요리 사진이 그나마 조금 괜찮아서 남겨두었다. ㅎㅎ (사실 이것도 맘에 들지 않고 내 성격에 맞지 않는 산만한? 플레이팅이지만 ㅠㅠ) 다시 한번 플레이팅 한다면 정말 예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에너지가 점점 줄어들고 확실히 요리할 때 소모되는 체력도 만만치 않지만 올해에는 평소 사용하지 않았던 식재료를 더욱 폭넓게 활용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무엇이든지 창의력 있게!

그렇게 몰두해서 꼼지락꼼지락 만들 때 가장 행복하고 살아있음을 느낀다.

서툴고 부족하지만 다음 요리들도 기대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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