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손열음이 시드니에 오다!'
호주로 떠날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이것저것 준비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오랜만에 여행을 준비하면서 잃어버린 감각들을 되찾느라 한동안 힘이 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너무 오랜 기간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했다는 걸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준비하는 동안 마치 해외여행을 처음 준비하는 사람처럼 어찌나 모든 게 낯설고 버벅대기 일쑤인지.. 하.
그렇다. 신혼여행조차 자유여행으로 준비했고 그 흔한 패키지여행 한번 떠나보지 않았던 우리인데.. 역시 인간은 망각의 동물인 것일까. 모든 게 기억나지 않았다. 마치 뇌가 리셋된 기분이랄까.
여행은 무엇? 여기는 어디?
어찌 되었든지 호주 여행을 앞두고 많은 공부를 하기 위하여 호주 관련 책들을 사서 읽기 시작하였고 누가 클래식 덕후 아니랄까 봐.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기대되는 건 역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의 공연 관람이었다. 그동안 뉴욕, 유럽 등에서 연주회를 보곤 했지만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처음 방문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공연을 보든지 멋진 경험이 될 것이기에!
그리고 마침내.
여행을 한 달 여 앞두고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던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예약을 위해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게 웬걸~!!! 우리가 시드니에 머무는 기간에 '시드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손열음'의 연주회가 열리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흥분한 나는 좌석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신속하게 금요일 오전 연주회를 예약하였다. 연주회는 금요일 오전, 금요일 저녁, 토요일 오후 이렇게 3타임이 있었는데 늦은 저녁에 관람하면 피곤하여 집중이 잘 되지 않을 것 같아서 금요일 오전 11시 연주회를 선택하였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예약한 다음날 홈페이지를 다시 꼼꼼하게 살펴보던 나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으니~ 바로, 프로그램 설명 귀퉁이에
RACHMANINOV Symphonic Dances*
*This piece is not included in Fiday 9 September's 11am performance.
라고 적혀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관람할 예정인 금요일 오전 11시!!!!!!!!!!!!!!
그렇다. 이 모든 건 나의 불찰이었다. 우리나라처럼 똑같은 프로그램으로 3번을 연주할 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금요일 오전만 이렇게 다른 프로그램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던 것. 게다가 상세페이지는 전부 <복사하기+붙여 넣기>를 했는지 똑같은 내용만 안내되어 있었다. 이럴 때 보면 한국은 참 섬세하고 친절한 나라인 것 같다.ㅠㅠ
어쨌든 이 문구를 보는 순간 잠시 라흐마니노프의 곡을 포기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아니, 오히려 나의 의지는 더 굳건히 치솟았다고 할까. 어떻게든 금요일 오전 티켓을 취소하고 다시 재예약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불끈!!! 그리하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하여 직원에게 이메일로 문의사항을 남겼다. 그러나 답변은 바로 오지 않았다. 이런저런 블로그를 찾아보니 대부분 답변을 받는데 3~4일이 소요됐다고 말하였다. 그 문구를 발견하는 순간 어찌나 가슴이 답답하던지. 난 역시~ 빠름~ 빠름~에 익숙한 한국인이었던 것...
'롸잇 나우!! 답장을 주시오.... 플리즈~~'
그러나 불행 중 다행인 것일까. 답변은 예상과 달리 다음날 왔고 이제부터 티켓 변경의 긴 여정이 시작된다. (결론은 티켓 환불은 불가능하고 변경은 가능하였는데.. 정말 인내와 끈기가 필요했다는 이야기를 남기며 에피소드 2화에서 자세한 팁들을 남겨보도록 하겠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예약 Tip
1) 공식 홈페이지 상세페이지를 꼼꼼하게 살펴보라. 같은 연주자여도 프로그램이 다를 수 있다.
2)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공식 홈페이지 답변은 당일 바로 오지 않는다.
3) 코로나19로 인한 환불이 아닐 경우 환불은 불가능하며 티켓 변경은 가능하다.
4) 시드니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일 경우 시드니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좌석 예약이 가능하다. (이 경우 좌석이 다르니 비교해보고 더 좋은 좌석으로 예약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