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니 지금 그 프로젝트 할때가 아니라니까요!

PM으로 회사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가 어긋날 때, 어떻게 대응할까?

by Dean
이 프로젝트를 지금 꼭 해야하나요?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Top-Down식으로 과제가 내려오는 경우가 있고, 달성 목표면 정해놓고 과제는 실무단에서 논의하여 결정하는 경우가 있다.


후자의 경우에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문제정의-가설-실행-검증 순으로 가기에 Why를 도출할 수 있지만 전자의 경우는 대부분 경영진측에서 정해놓은 과제에 맞춰 기능, 프로젝트 단위로 진행하기에 실무에서 왜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아야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또는 없이 하는 경우도...)


1621cf1b8513cb1ac.jpg 저한테 왜그러세요...


어느 직무나 마찬가지겠지만 Why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하는 프로덕트 매니저(이하 PM)로서 업무를 하다 보면 때때로 회사가 지향하는 목표와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목표가 어긋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90%이상의 확률로 그 시기는 온다...)



예를 들어 경영진은 VC, 업계 사람들에게 확인한 내용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그들에게 보여줄 결과를 알고 싶어 하지만, PM으로서는 현재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여 제품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관심이 있을 수 있다. 혹은 회사의 전략적 우선순위와 내가 전문성을 키우고 싶은 분야 사이에 간극이 존재할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은 PM으로서 꽤나 난감할 수 있다. 회사의 비전을 따라가야 하는 동시에, 자신의 커리어 성장이나 가치를 실현하고 싶은 마음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PM으로서 조직의 목표와 나의 목표가 엇나갈 때 어떤 접근법으로 상황을 풀어나갈 수 있을까?







1. 우선순위를 재점검하고 맥락(Why) 이해하기

회사의 목표와 개인적인 목표가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 근간을 살펴보면 의외로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겉으로는 단기 매출 상승이라는 경영진의 지시가 “사용자 가치를 높이고 싶다”는 개인적 목표와 어긋나 보이지만 그 배경을 살펴보면 “더 많은 자원 확보 → 향후 혁신적 기능 개발 투자”라는 장기 플랜에 닿아 있을 수 있다.


사례)
경영진이 분기별 매출 10% 증대를 목표로 삼았다고 하자. PM 입장에서는 “왜 매출이냐?”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를 통해 회사는 R&D 투자 재원을 마련할 계획일 수 있다. 이 경우 매출 증대란 단기적 지렛대이고 결국 사용자 경험에 투자하기 위한 장기 전략일 가능성이 있다.

맥락을 찾는 방법
경영진이나 팀 리더에게 왜 해당 목표가 설정되었는지 직접 물어보고 회사 내 공유된 비즈니스 전략 자료, 시장 리서치, 업계 동향 보고서 등을 살펴보자.
이를 통해 회사의 Why를 제대로 이해하면 개인적 비전과의 접점을 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는 아닐수도 있다...ㅜㅜ)



2.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상호 이해 도모

목표 불일치는 말하지 않으면 그대로 굳어져버린다. PM은 본래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에 있는 역할로, 회사 목표와 개인 목표 사이의 괴리를 대화를 통해 해소할 필요가 있다.


경영진과 실무진 사이에 왜 항상 이런 간극이 생길까?

그것은 서로가 생각하는 '고객'이 다르고 맞닿아있는 '고객'이 다르기 때문이다.


경영진들은 직책상 비즈니스 미팅이 많고 동종업계 인사들과 자주 만나게 된다. 그러다보면 요즘은 ~에 관심이 있다 ~가 좋아보인다. 이런 말을 많이 듣게 되고 자주 듣다보면 '어? 우리도 그거 하면 좋을거 같은데?' 와 같은 사고방식이 동작하기도 한다. (그들이 곧 고객이고 전문가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들은 우리 서비스 내부 상황을 1도 모른다.)


물론 경영진 입장에서는 앞으로 투자도 받아야하고 비즈니스도 함께해야하는 입장에서 그들이 고객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그 근간은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에서 나온다는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SJ2TmPzy27gGweINuI3lv-vjL34.jpg 내 아이디어가 틀려도 알빠노? 내 회사 아닌디


하지만 이런 방식은 자주 특정 사고에 매몰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결국 실무진과 경영진의 관계를 악화시키게 되며 서로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실무진에서는 '바빠 죽겠고 할것도 많은데 이걸 지금 왜 하라고 하는거야?' 라고 생각하게 되며

경영진에서는 '이거 잘될거 같은데 왜 자꾸 고집부리는거지? 그냥 찍어 눌러야겠다'라고 생각하며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되게 되는 결과가 생긴다.


따라서 경영진과 실무진이 모두 우선순위를 같이 정리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부분은 솔직하게 경영진의 역할이 정~말 정말 중요하다...



3. 작은 스킬이나 관점을 접목해 시너지를 창출하기

PM으로서 회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업무 속에도 개인의 목표에 부합하는 요소를 끼워 넣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회사가 매출 최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해당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데이터 분석 도구나 UX 최적화 기법을 적용해보며 개인적으로 학습하고 싶은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대부분의 Top-Down 방식에서는 특정 '기능' 또는 '결과'를 원하는 프로젝트가 할당되는경우가 많으므로 세세한 부분은 실무단에서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에 개인적인 스킬이나 목표 등 향후 커리어에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활용하자


1) 업무 과정 중 학습 포인트 설정

당장 내가 원하는 유형의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이 업무를 통해 내가 얻을 수 있는 직간접적 역량이 무엇인지 정리해보자.


2) 전략적 과제 설계

매출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도, 사용자 만족도 측정을 위한 A/B 테스트나 NPS(순추천지수) 추이를 계속 추적하고 공유한다면 회사가 단기적 목표를 추구하는 와중에도 사용자 가치를 고려하는 문화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그리고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KPI기 때문에 회사의 목표에 개인적인 성과를 녹여내는것이 필요하다.



4. 장기적 관점에서 커리어 로드맵 재정비하기

개인 목표가 단기적으로 회사 목표와 맞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장기적으로도 어긋난다는 뜻은 아니다.

현재 회사의 상황이 단기 우선순위를 강조하고 있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더 폭넓은 영역에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1) 장기 커리어 플랜 점검

예를 들어, 현재는 매출 최적화에 집중하지만 1~2년 뒤 회사가 해외시장 진출이나 혁신 기능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면 지금 축적하는 비즈니스 인사이트나 데이터 분석 경험이 향후 글로벌 UX 개선 프로젝트에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또는 이 경험이 이직할때나 다른 회사를 가서도 도움이 되는 경험일 수 있다. 회사가 오래 살아남으려면 매출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2) 유연한 사고

사용자 가치를 높이는 것만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PM이, 비즈니스 성과 창출 능력까지 갖춘다면 시장에서 희소가치 높은 PM으로 성장할 수 있다. 지금 겪는 목표 불일치는 오히려 나를 더 입체적인 PM으로 만드는 과정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뭐든 경험해서 나쁠건 없다고 본다.)



5. 다만 경우에 따라서는 결단도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모든 상황이 커뮤니케이션과 재조정으로 풀리지는 않는다. 만약 회사가 추구하는 목표와 내가 가치 있게 여기는 것들이 지속적으로 충돌하고 그 과정에서 성장 기회나 동기부여를 전혀 찾지 못한다면 커리어 상의 결단을 내릴 때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회사가 정한 목표를 가는 과정에서도 내 개인적인 가치관과 맞지 않는 의사결정들이 느껴진다면 떠나야하는 시기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나 PM은 다른 직무보다 동기부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를 했을때 같이 업무하는 크로스 팀원들에게 설명하는 근거도 부실해지고 '위에서 하라고 해서요'라고 밖에 말할 수 없고 업무 산출물도 상대적으로 부실하게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퇴사, 이직은 최후의 수단이지만 장기적으로 만족스럽지 않은 환경에 머무르며 지치기보다 내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더 잘 맞는 조직이나 역할을 탐색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이런 경험은 다음 회사를 갈때 PM으로 좀 더 중점적으로 고려해야하는 부분을 깨닫기도 한다.



마무리하며

PM으로서 회사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가 완벽히 일치하지 않는 것은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이를 마주했을 때의 태도다. 회사 목표의 맥락을 이해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호 조정하며,작은 틈새에서도 개인의 성장 기회를 찾아내고 장기적 관점에서 자신의 커리어 방향을 재점검하는 과정 자체가 PM으로서의 역량을 더욱 단단히 다져줄 것이다. 회사와 나의 목표 간 간극이 오히려 성장과 새로운 통찰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keyword
작가의 이전글IA가 꼭 있어야하나요? (with IA 작성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