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황의 달빛을 닮은 숙소와 명사산(鳴沙山)

Ruoyue Meisu(若月美宿)에서의 닷새

by 우리도 처음이라

둔황에서는 여러 곳을 옮겨 다니지 않고 한 숙소에 머물렀고, 그 시간이 유난히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닷새 동안 지냈던 곳은 Dunhuang Ruoyue Meisu(敦煌若月美宿)였다.



명사산(鳴沙山)과 걸어서 오갈 수 있는 위치였고, 이름의 의미, 달을 닮은 숙소처럼 예약할 때 보았던 사진 속 흙빛 외관이 사막과 잘 어울려 보였던 곳이었다. 후기에 반복해서 언급되던 친절함도 선택의 이유였다. 공항까지 무료 픽업과 샌딩을 제공한다는 점도 마음을 놓이게 했다. 가격은 1박에 8만 원 선이었다.



실제로 마주한 외관은 사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낮은 담장이 넓은 마당을 감싸고 있었고, 각이 살아 있는 외벽이 햇빛을 받아 또렷한 선을 만들고 있었다. 입구의 나무 문을 밀고 들어가면 마당이 먼저 열렸다. 한쪽 벽에는 사다리가 기대어 있었고, 나무 아래에는 접이식 의자와 작은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꽃이 꽂힌 화병이 그 위에 올려져 있었다.



실내는 원목 가구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공용 공간의 테이블 위에는 과일이 담긴 그릇이 놓여 있었고, 벽면 한쪽에는 낮은 수납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무료 스낵과 물, 여행용 미니 티슈가 항상 채워져 있었고, 음료가 든 냉장고도 열려 있었다. 아침에 나설 때 몇 개를 챙겼다. 방은 매일 정리되어 있었고, 조식은 세 가지 메뉴가 번갈아 제공되었다.



젊은 주인분은 항상 상주하고 있었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먼저 인사를 건넸고, 하미과를 비롯한 과일을 접시에 담아 내주었다. 잘 익은 하미과를 먹기 좋게 잘라 주었고, 날마다 다른 과일이 함께 놓이기도 했다. 위챗으로 문의를 남기면 늦은 시간에도 답이 돌아왔다. 번역기를 사이에 두고 필요한 설명을 들었다. 과하지 않게 그러나 빠짐없이 챙겨주려는 태도가 이어졌다. 중국어를 좀 더 잘했다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더 친해졌을 것 같아 아쉬웠다.



숙소 마스코트인 고양이는 하루 대부분을 사람들 가까이에서 보냈다. 조식을 먹고 있으면 테이블 근처로 다가와 의자 아래에 자리를 잡았다. 마당 벤치에 앉아 차를 마실 때도 벤치 아래나 햇빛이 드는 자리로 와 몸을 눕혔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속도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명사산은 걸어서 십여 분 거리였다. 표는 사흘 동안 유효했다. 낮에도 다녀오고, 해 질 무렵에도 다시 걸어 나갔다.


새벽에 일출을 보겠다며 나선 날에는 모래바람이 불었다. 하늘이 흐려 해는 보지 못했다. 대신 이른 시간의 명사산은 사람이 적었고, 돌아오는 길에는 출근하는 낙타들도 만났다.



저녁 공기가 맑은 어느 날은 숙소에서 희망하는 사람들과 함께 별을 보러 이동했다. 유료 별 보기 투어도 따로 있는 걸로 아는데 숙소 주인분이 그런 거 신청하지 말라고 하며 날씨가 좋을 때 같이 가자고 했었다. 사람들과 함께 도시 불빛이 닿지 않는 곳에서 한참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삼각대를 세워 두고 셔터를 누르는 동안 어둠 위로 은하수가 또렷하게 드러났다.



별을 충분히 보고 난 뒤 숙소에서 준비한 작은 불꽃을 꺼냈다. 쥐불놀이처럼 끈이 달린 불꽃을 숙소 스텝이 먼저 손에 들고 팔을 크게 돌리자 둥근 궤적이 어둠 속에 남았다. 불씨가 이어지며 빛의 원을 만들었다. 속도가 붙자 원이 겹쳐졌고, 모래 위로 밝은 고리가 잠시 떠올랐다.



불꽃이 모두 사그라들고 다시 차에 올라 숙소로 돌아왔다. 마당 문을 밀고 들어서자 불이 켜진 창이 몇 개 보였다. 나무 그늘 아래 작은 테이블이 어둠 속에 조용히 놓여 있었다. 담장 위로 밤하늘이 낮게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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