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말이 글이 되려 뜬눈으로
글이 세월 속에 침잠하여 새김질한다.
시간의 지문이 헐을 때 즈음
기록은 개인을 초월하여 역사가 되리다.
곳간에 넣자마자 권력의 이기에 빠져
설익은 곶감을 알알이 꺼내 자시면
역사는 찰나에서 시대를 읽지 못하리.
가나다라의 예의조차 사그라진 이 땅은
어쩌다 하늘을 두려워하지 않는 시대가 됐는고.
기록은 지금 현재 바라본 정의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의 진실을 있는 그대로 적시하는 역사 이리라
후손이 먼 훗날 미래를 여는 나침판 같은 바이블
눈먼 자의 땅에
눈뜬 자가
향기를 훔치어도
눈뜬 하늘땅은 시간의 지문을
한 올 한 올 꿰고 있다
역사의 채찍을 두려워하는 한민족의 전통은 어디에 잠들어 있는가
2013.7.18.
조성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