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들여진 인생
인간은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대상과 사랑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누가 뭐라 해도 나의 믿음과 신념이 가는 대로 나의 영혼과 육신을 자랑스럽게 맡길 것이며 그 결과 또한 온전히 나의 것으로 기쁘게 책임을 다할 것이다.
믿음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옳다고 생각한 것들이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이고 무너지고 하며, 내 안에 온전히 단련된 나로부터 세상과 연대하는 나의 시선의 첫 시작이고 반응이며, 그 대상과 연의 고리로 이어지는 고귀한 맘과 정신이 올곧게 표현되는 나의 온 마음이다.
신념은 나의 믿음이 두 발로 직립하며 수십 년 동안 살아오면서 일관되게 숙성된 나의 지천명 양심이며, 내가 살아갈 존재의 이유이고 수 억만의 찰나, 연을 뚫고 지구에 숨을 쉬는 동물이 인간이 되기 위한 고결한 생명의 품격이며, 조국의 낮과 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들과 산, 내와 강, 구릉과 언덕, 산맥을 걷고 삼라의 산천초목과 함께 숨을 나눠 쉬며 내 안에 각인된 살아가야 할 존재의 끝이 신념이다.
조국의 대자연의 주인은 이 땅에서 살았거나 산 사람들의 공동 자산이기에 지켜가야 할 위대한 유산이며 반드시 후손에게 온전히 물려줘야 할 의무와 책임을 동시에 짊어지고 있는 자랑스러운 나의 땅이고 너의 땅이고 우리의 땅이며, 앞으로 태어날 자손이 주인이 되는 억겁의 세월 동안 천년만년 지켜가야 할 운명 공동체이다.
함께 사는 이웃을 편 가르기 하지 않습니다. 단지 그대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다르다 해도 존중은 하되 상식의 눈으로 봤을 때 아니다 싶은 타인과는 나의 남은 인생을 그들과 정신을 나누고 맘을 주고받기에는 짧다고 보기에 단지 몇 발자국 떨어져서 숨을 쉬고 걸어가는 것뿐입니다.
사랑하는 나의 조국이 자랑스럽습니다. 조국의 산하에서 고귀한 연이 되어 생과 명을 지닌 인간으로 숨을 쉴 수 있음에 무한한 존경과 영광을 되새김질하며 내가 옳다고 하는 믿음과 신념이 나의 땅에 고운 영혼으로 소소한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낮게 살아가려는 한 사람입니다.
시는 자기 정신에 전 인생을 건 모험이며, 영혼을 뿌리는 척박한 도전이며 매 순간이 기쁨과 환희로 충만한 희열이고 축원의 시간입니다.
길들여진 인생으로 살아가기에는 숨을 쉬는 인생이 너무나 짧고 아쉽습니다. 공평하게 주어진 삶 길에서 다 함께 춤을 추며 살아가는 데 나의 작은 재주, 문학이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이 첫새벽에 아름다운 조국의 땅 냄새를 맘껏 들이킵니다.
남과 북, 북과 남이 하나의 조국에서 맘이 가는 대로 걸을 수 있는 온전한 통일 조국을 염원하고, 이 땅을 지키기 위해 산화한 영령 앞에 머리 숙여 예를 표하고 다짐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2014.9.11.
조성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