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무봉 옛글

빛이 쓰러진 거리 휑휑하다

조성범

by 조성범

빛이 쓰러진 거리 휑휑하다


밤이 새하얗게 질려 터질세라

먹빛을 주섬주섬 모아 모아


이 빠져 구녕 숭숭 뚫린

산사의 터럭을 뽑아 한 올 한 올 깃고


혹시나 몰라 기운 밤빛

주섬주섬 꿰매어 삭풍을 주워


헛의 아가미에 쳐들어온

마귀 할망구의 비린 분내를 경계하랴


빛이 쓰러진 거리 휑휑하다

날파람 솟구쳐 바람꽃 피우네


2013.12.26.
조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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