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적인 삶

조성범

by 조성범

내 것 아닌 것을 가지려 뭘 그리 헤매십니까?

얼마나 더 더 가져야 만족하시는지요.
인간의 삶이 소유적인 삶을 떠나지 않는 한
욕망의 끝은 요원하다.

삶을 소유적인 삶에서
존재적인 삶으로 변화해야
나도 편하고 다른 이도 편하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는
있는 자나 없는 자나 좀 더, 더 가지려는
소유의 무한 행보가 낳은 결과라 봐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어떤 삶을 추구할까?
나는 어떤 모습으로 이승을 살다
저 세상으로 가고 싶을까?

원초적 질문이지만 지천명 지나다 보니
살아온 시간보다는 살 시간이 짧음을 알기에.

언제부터인가 보태는 삶보다는
내리는 삶으로 많이 익숙해지고 있다.

물질로부터의 해방까지는 아니더라도
삼시세끼 따땃한 밥 먹을 수 있으면 좋고
비 안 맞고 눈 안 맞고 살면 되는 것 아닌가.

대학 가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는 하나의 이유를
찾으라면 남들 기업체 취직 공부, 공무원 공부할 때 도서관 창가에 철학책 쌓아놓고 읽은 것이다.

그 젊은 시절 읽은 책 중에서 에리히 프롬의
<소유와 존재>는 나의 전존재의 삶의 양태를
혁명적으로 바꾸어 놨다.

물론 결혼 후 나의 이런 주관 때문에 아내가 많이 힘든 것은 미안해하지만 돌이켜 보면 다행이라 본다.

건축가 시절 주택을 설계하다 보면 집주인이
집을 설계해 달라고 하는지 물질로 치장해 달라는 건지 헷갈릴 때가 종종 있다.

집을 보면 집주인의 인생을 가늠할 수 있고
그의 양심도 미루어 볼 수 있다.

집에는 집주인의 향기만큼 아름다움이 번진다.

아직까지 남 집에 살아 자주 이사 가는 것 말고는
그리 불편함을 못 느낀다.

이제 인식의 대전환
소유적인 삶에서 존재론적인 삶으로
바꾸어 보자, 쉽지는 않겠지만

인생 "공수래공수거" 아닌가


2016.12.29.
조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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