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범
미화 노동자의 첫새벽
첫새벽 닦으며 마음을 쓸어요.
환갑 앞둔 누님이 밤을 밀고 있어요.
칠흑 같은 어둠을 잊고 새벽 3시에 일어나
수천 년의 역사가 잠든 도서관의 어둠을 씻는군요.
청춘의 먼길 밝히려 늙은 눈 부비는군요.
서가 바닥에 앉은 어둠을 들어내는군요.
날이면 날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헤진 바닥에 쏟아진 영혼을 씻는군요.
봄여름가을겨울 바닥에 맘을 심어요.
삼백육십오일 새벽을 밀며 어둠을 닦아요.
골방에 누워있는 서방의 약값을 벌려
꺼져가는 마른 숨 부여잡고
첫새벽을 분지르며 빛을 열어요.
어둠이 헤질세라 드바삐 밤을 닦아요.
이 어둠이 쓰러지기 전에 허공을 앉히는군요.
2017.4.21.
조성범
*중앙도서관 미화 노동자의 앞날에 어둠이 걷히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