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무봉 옛글

겨울비

조성범

by 조성범

세밑에 비가 내리네

비가 오면 미치는 사람이 있다.

맘도 축축한데 자꾸 비가 오면 어쩌려고

너는 말없이 내린 다냐.


맘 둑이 터져 개구멍 만하게

허허 바람 실실 쓩쓩 들어오는데

뚝방 마져 무너지면 어찌하라고

대낮 중천에

이 느무 비바람이 눈을 멀게 한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비야

누구를 홀리느냐.

너는 누구의 친구이더냐.

비야 비야 너는 좋겠다.


내리고 싶으면 눈물 질질 흘려보낼 수 있는

넓고 넓은 동토라도 있으니

지천에 비 세상이구나.

비야 비야 네가 부럽다.


네 맘대로 울어 제치는 네 육신이

한 없이 부럽구나.

담 생에는 비가 되어

사방을 맘껏 돌아 댕길란다.


비 친구 비바람이 조용하구나.

늦잠 자고 있나.

엊저녁 술기운에 몸 저 누워있나.

네 친구도 불러 봐요.


2012.12.3.

조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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