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범
경비 노동자는 노예가 아니다
경비 노동자는 노예가 아니다.
보안 노동자는 인명과 건물, 지역의 건강과 안녕을 최전선에서 일차적으로 대처하는 입주민의 동행인이다.
경비하다 보면 건물의 사용자가 마치 궁궐의 시녀인 양 갖은 폭언과 지시를 쉼 없이 하며 안절부절못하는 것을 보고 골탕 먹이는 걸 즐기는 듯하다. 반복적으로 업무와 하등 관련이 없는
일을 지속적으로 시키면서 업무 외적인 일로 시달리게 하며 갑의 위치에서 명령하고 따르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노회한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다.
경비는 도난 예방과 화재 예방 등 긴급한 위해 발생 시 즉각 대처하여 입주민의 안녕을 지키는 것이
기본 업무이고 본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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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비는 경비 중에서 최악의 최고봉이다.
아파트 경비 노동자는 대부분 환갑을 넘은 육십 대, 칠십 대 어르신이 대부분이다. 일부 대규모 아파트와 최근에 지은 고급 아파트 같은 경우는
중앙관제실에서 출동하는 전자 경비 시스템을 하고 있기에 동별 경비실에서 근무하는 경비에 비해서는 입주민과 일대일로 부대끼는 경우가 덜하나 정도의 차이일 뿐 오십보백보이다.
그나마 출동 경비는 일반 전문 직장에서 탈락하거나 자리잡지 못한 백수들이 먹고살고자 큰 맘 먹고 일터로 잡은 30대 40대 젊은이와
중년이 대부분이기에 오십 줄 넘은 장년층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아파트 경비의 하이라이트는 입주민이 경비노동자를 보는 시선과 의식의 빈곤이다.
경비노동자의 월급을 본인들의 관리비에서 나간다고 그러는지 경비의 기본 업무인 도난예방과 화재 예방 등 긴급한 위해 발생 시 즉각 대처하여 입주민의 안녕을 지킨다는 것을 망각하고
한낱 종부리 듯 함부로 대하고 너무 쉽게 아무 일이나 시킨다.
입주민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시키고 사사건건 간섭하며 고압적으로 명령하며 지속해서 괴롭힌다는 것이다?ᅠ
음식물과 쓰레기 분리와 잡초제거는 입주민과 관리실에서 해야 할 일이지 경비가 일상적으로 할 일이 아니다. 불가피하게 연로하신 어르신이나 거동이 불편한 입주민에게는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정도를 넘은 잡일의 상시화는 경비를 아파트 단지의 잡일꾼으로 대하는 그들의 심리가 기저에 깔렸다.
경비는 내가 월급을 주니 내 말 안 들으면 언제든지 자를 수 있다는 교만이 무참한 행동을 거침없이 유발하게 한다.
아파트에서 나와 거리와 직장을 다니는 양복 입은 신사와 전문직 여성들의 겉멋이 아파트에만 오면 품격은 사라지고 악질적인 마성으로 깨어나 인간 같지 않은 악마의 본모습을 유감없이 신랄하게 보여주는데 부끄러움이 한 톨도 없다.
밖에서는 푸른 미소와 화장발 서린 얼굴로
거리를 누비는 군상을 보노라니 이 사회의 피폐한
악마적인 대물림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아파트 공동체에서 자라나는 이 땅의 자식들은 겉만 번지르르한 표정에 익숙하게 길들이고 있다.
이중인격의 산 교육장-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 아파트에서 오늘도 자행되고 있다- 이, 이 시대의 아파트라고 감히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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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경비는 지성인의 전당을 가장한 고급진 노 역장이자 하인이다.
학교 직원이 해야 할 일을 경비노동자가 대신하는 것이 당연시되어 있다. 건물관리에 대한 것은 대학 관리팀에서 건축, 기계, 전기, 토목, 조경, 소방, 관리, 목공 등 전문부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캠퍼스 규모보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소수 인원으로 운영하는 탓에 그들이 감당하지 못하는 수많은 잡일을 대학 경비노동자가 24시간 쉼 없이 한다.
단적인 예로 게릴라성 22시 심야 폭우로 건물 3층 어학당 테라스에서 물이 넘쳐 도서관으로 우수가 역류한 것을 24시 경비노동자가 발견하여 무전 치고 비상 전화를 해도 관계자(설비 하청 계약직원)가 혼자 있다는 말만 하다 한참 있다 와서
볼뿐 대학의 정직원은 누구 하나 온밤 지새우도록 오지 않는다.
그 사이 대학 각 건물 경비는 도서관에 총출동하여 밤새 물을 퍼내고 바닥을 닦고 온몸이 비지땀을 흘리며 꼬박 밤을 새우고 퇴근할 새벽 6시가 되어도 밤새 고생했다고 말하는 정직원 한 명 볼 수 없다.
9시 출근인데 30여 분 일찍 출근하여 물난리 난 각층을 본부 직원들이 십여 명 돌며 여유롭게 밤의 노고를 웃으며 오전을 지낸다.
나 같으면 새벽이라도 와서 고생했으니 설렁탕이나 한 그릇씩 먹고 가라고 하겠다.
이것이 대학 경비의 소소한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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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노동자는 정직원의 종이 아니다.
함께 숨 쉬는 시대의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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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인간으로서 품위 있게 살 생명을 지닌 인격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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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헌법 제10조]
2017.7.14.
조성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