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무봉 옛글

현장 시

조성범

by 조성범

현장 시

ㅡㅡㅡㅡㅡㅡ

이 땅의 어느 시인도

단 몇 시간에 그 앞에서
물상과의 교류
그것을 표함이,
눈 앞의 자유를 써야 하오

님을 말하기가 두렵다



시인은 정제된 글로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게 자리하죠
집에 가서 책을 빼고
남 시에서 나의 언어를 조른다
사전에 목을 내민다

그놈이 상 받고 하늘을 두려워하지 않네
그런 놈에게 세상이 너그럽다

시인은
그 자리의 감성을 말할 수 있어야 하리다
빼고 넌 단어의 조합은 사전의 나열이지
시가 불편하여요

시는 직감의 세계인 데
그걸 걸으면 웃겨요

길들여진 생명이 시를 베끼고
안 본 척한다
사물, 물상, 자연이 걸어오면
그대로 표하는 이가 시인이다

주물럭거리면 자연이 힘들어해
자연을 걸으면 손짓하여요

시는 생활의 빛이요
시는 자연의 빚이요

2013.6.17.
조성범

매거진의 이전글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