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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동석 Mar 15. 2019

내 몸은 알고 있을 테지만, 나는 모르고 있다

게슈탈트(Gestalt)와 온전함의 욕망(Ganzwerdenwollen)

[페북에 쓴 글: 교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_내 몸은 알고 있지만 나는 모르고 있다]

나는 20대 초반에 교사를 천직으로 생각하다가 그만 은행원으로 전직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은행도 떠나 컨설팅 업계로 나갔다. 그러니 교사들과 경영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아마도 한이 맺혔기 때문이리라. 

그동안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가르쳤지만 내 외침은 별로 소용이 없었다.... 요즘도 내가 가르쳤던 기업이 내 눈앞에서 무너지는 것을 보고 있다. 내가 어떤 심정이겠는가? 

내 눈에는 우리나라의 교사와 경영자들이 가서는 안 되는 길만 찾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그 잘못된 길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경영학자로서의 의견을 말해 주고 싶다. 물론 난들 정답을 알고 있을 리 있겠는가. 그저 여러분과 같이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지난 봄방학 중인 2월 27일(수)엔 윤진 (Jin Yoon) 선생의 성화로 "교사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의 총론을 중심으로 여러분과 생각해보았다. 

이제 조금 더 힘을 내야 한다. 각론을 네 차례로 나누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1. 인간과 교육: 교육은 인간에게 무엇이어야 하는가?
2. 인간과 역사: 인간은 자기 자신을 어떻게 변화시켜 왔는가?
3. 인간과 조직: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조직설계는 가능한가?
4. 인간과 경영: 진리의 말씀으로 조직을 관리하는 경영은 가능한가?

5년 전 은퇴한 내가, 이제 얼마나 더 가르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사람숲협동조합의 젊은이들이 뭔가를 자꾸 만들어내기에 조금 더 힘을 내 세미나 형식의 학습기회를 만들었다. 

아무쪼록 교육계에 계신 여러분의 많은 참여와 성원을 바랍니다. 물론 이런 주제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라도 참가할 수 있습니다.


내 몸은 알고 있을 테지만, 나는 모르고 있다     


게슈탈트(Gestalt, 전모, 全貌)와 온전함에 이르려는 욕망(Ganzwerdenwollen)에 대하여     


내 몸을 바싹 조여 주었던 모든 나사들이 세월이 갈수록 헐거워지는 것 같다. 특별한 지병이 있는 것은 아닌 데 작년부터 조금씩 허리가 안 좋다. 금년 들어 점점 심해지더니 요즘은 움직일 때마다 영 기분이 좋질 않다. 근육 강화 운동을 하면 좋다는 데도 별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다. 날씨가 따듯해지니까 이곳저곳에서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이 오지만 대부분 사양하고 있다. 특히 서울의 가까운 곳은 몰라도, 지방의 먼 곳까지 가는 것은 어렵다. 양해해 주시리라 믿는다.     


다음 주, 병원에 예약을 했다. 이것저것 검사해보면 뭣 때문에 그런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병원 신세를 많이 지면서 살았다. 허우대만 멀쩡할 뿐 강골이 아니어서 그런 모양이다. 이 얘기를 하려고 쓰기 시작한 것은 아닌데...     


아무튼 나의 정신과 육체는 뗄 수 없는 하나로 되어 있는 게 분명하다. 나는 세계와도 한 몸이 되어 있다. 내 몸이 세계와 매우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세계를 떠나서는 내 몸을 인식할 수 없다. 이 모든 것을 전체로 인식하게 되는 현상을 우리말로 전모(全貌)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인데, 독일어로는 게슈탈트(Gestalt)라고 부른다. 


나는 요즘 어느 공기업의 경영평가를 하고 있다. 그 구성원들과 대화하다 보면, 이 시대에 기업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 즉 시대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과 일상의 자질구레한 일들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이 세계 또는 이 시대와 단절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말이다. 이 세계에 대한 전모(全貌), 즉 게슈탈트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우리 공기업들이 이명박과 박근혜 시대를 지나면서 너무나 깊은 상처를 입었다는 느낌이다. 우리나라 기업에서 일하는 임직원들을 만나면, 세계의 전모를 파악하지 못한 채 그저 허우적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시대정신을 조직 전체의 힘으로 구현하도록 하는 것과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를 자신의 몸으로 실현하는 것이 교사와 경영자, 그리고 지성인의 자세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누구나 타고난 정신적 육체적 건강함과 재능을 충분히 발휘하고 싶어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독일 철학자들은 독일어의 세 단어를 조합하여 ‘온전함에 이르려는 욕망’(Ganzwerdenwollen, 간츠베르덴볼렌)이라고 불렀다. 이런 욕망이 충족될 때 우리는 행복해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모(全貌, 게슈탈트)의 관점에서 우리의 몸에 잠재되어 있는 ‘온전함에 이르려는 욕망’을 충족시켜주어야 한다.      


이 게슈탈트(Gestalt, 전모)와 간츠베르덴볼렌(Ganzwerdenwollen, 온전함에 이르려는 욕망)은 다른 언어로 번역되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언어에서 독일어를 그대로 쓴다. 우리나라에서도 철학이나 심리학에서는 이 용어를 그대로 쓰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교육학이나 경영학에서는 아직 보지 못했다.     


그러나 게슈탈트(Gestalt)와 간츠베르덴볼렌(Ganzwerdenwollen)이라는 두 용어는 학문하는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중요한 개념이다. 교육학이나 경영학에는 말할 것도 없다. 우리에게 어떤 문제가 생기면, 게슈탈트(Gestalt)와 간츠베르덴볼렌(Ganzwerdenwollen)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서 그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그 해결책 때문에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요즘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초)미세먼지가 그렇다. 게슈탈트와 간츠베르덴볼렌을 무시해왔기 때문이다.     


부분들이 모여서 전체가 되는 것은 맞다. 전체가 부분으로 분해되는 것도 맞다. 그런데 부분들이 모여서 어떻게 전체가 되는지 아직은 인류가 모르고 있다. 내 몸이 여러 지체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각 지체는 분자들로, 분자는 다시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이다. 즉 그 작은 부분들이 서로 모여서 내 몸을 구성하고 있다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이다. 내 몸은 이 작은 것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협력하여 나의 몸을 만들어내는지 잘 알고 있지만, 나 자신은 그게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 아직 모르고 있다. 과학자들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원자와 분자들이 모여서 지체를 구성하고 궁극적으로 몸을 형성하고 있는지 말이다. 내 몸은 알고 있을 테지만 나는 모르고 있다. 그래서 끊임없이 내 몸의 전모, 즉 게슈탈트(Gestalt)를 알고 싶어 하는 것이 바로 온전함에 이르려는 욕망, 즉 간츠베르덴볼렌(Ganzwerdenwollen)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두 개의 개념은 경영에도 교육에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데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 땅의 교육과 경영이 이렇게 형편없이 망가진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교육이든 경영이든 게슈탈트를 피할 수 없도록 플랫폼(platform) 개념에 따라 행동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교육과 경영은 동전의 양면이다. 교육이 없는 경영은 반드시 실패하고, 경영이 없는 교육 역시 실패한다. 이게 역사의 교훈이다.



이런 관점에서 교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강좌를 마련했다.


      


경영 플랫폼은 부분에 집착하지 않고 경영 전체를 조망할 수 있도록 한다. 가르치는 교사들도 이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다. 교육과 경영은 동전의 양면이다. 이 모델을 이해해야 한다.
2017년 성취예측모형 워크숍 사진, 나는 교육과 경영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생각한다. 교육이 없는 경영은 반드시 실패하며, 경영이 없는 교육도 반드시 실패한다.
이 네 가지 이슈는 내가 평소에 늘 연구하는 주제다. 
나에 대해 소개하는 것이 나는 늘 부끄럽다. 사람숲협동조합의 운영진은 프로필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일점일획도 틀리지 않게 정리했다.
나도 처음 보는 장소인데, 오붓하게 세미나를 하기에는 좋은 장소라고 한다.
한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우후죽순처럼 조합을 세웠지만, 대부분 자립이 불가능하여 흐지부지 되었다. 사람숲협동조합은 꾸역꾸역 뭔가를 한다. 조합운영에 필요한 비용 충당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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