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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스트이십일 May 16. 2021

돈이 최고? NO!

환경과 사회도 생각하는 기업이 곧 경쟁력

[포스트21 뉴스=김민진 기자] 우리는 돈이 최고의 가치로 기능하는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자본주의를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 바로 기업이다. 이익추구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기업은 돈을 더 벌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서 존재하는 곳이다. 그런데 최근, 효율과 이익을 최고로 치는 기업이 바뀌고 있다. ESG 이야기다. 


ESG란?


ESG란 환경, 사회, 지배구조(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를 뜻하는 말이다. 기업이 환경과 사회에 얼마나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리고 지배구조가 얼마나 깨끗한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2000년대 초반부터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고려되기 시작한 항목이다. 


ESG 수치가 높거나 ESG를 중시하는 기업은 흔히 말하는 착한기업으로 분류가 된다. 단순히 착한기업이라는 이미지만 얻는 게 아니라 ESG 지표는 기업 가치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ESG 리스크를 기업 신용등급에 반영할 것을 밝히기도 했고, 권위 있는 투자기관인 골드만삭스나 블랙록 같은 기업의 CEO들은 기업들이 ESG에 대해 신경써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ESG에 대해 무관심해서 큰 손해를 본 기업의 사례도 많다.  


ESG를 무시하다가 손해를 자초한 기업들


기업이 환경의 영향을 고려하지 못해 문제가 된 사례는 2010년 BP 석유 유출 사고가 꼽힌다. 멕시코만에서 석유 시추 시설인 딥워터 호라이즌 호가 폭발하면서 태안반도 원유 유출량의 44배에 해당하는 원유가 유출된 사고로 빠른 생산을 위해 안전 테스트를 생략한 것이 원인이었다. 


이 일로 BP는 400억 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입었고 기업 이미지도 크게 실추, 주가가 폭락했다. 사회 면에서는 나이키를 얘기할 수 있다. 1996년 미국 Life지에 한 장의 사진이 게재된다. 


사진은 파키스탄 나이키 공장에서 축구공을 만들고 있는 12세 소년의 모습. 나이키의 아동노동 착취 현장을 고발한 이 사진으로 인해 나이키 불매운동이 벌어졌고, 이듬해 나이키의 매출은 37% 급감하며 파산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지배구조는 특히 우리나라에서 많이 문제가 되는 분야다. 기업 오너 일가의 갑질 등으로 인해 기업의 실적이 급격히 추락하는 경우로 대표적인 게 남양유업이나 과거 대한항공의 사례가 있다. 


남양유업은 창업주의 외손녀인 여배우가 마약에 절도 혐의를 받으면서 이미지가 엄청나게 추락했다. 여기에 더해 대리점에 상품을 강매한 사건까지 터져 거의 10년 가까이 갑질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어야 했다. 


대한항공 역시 마찬가지. 당시 오너 일가 중 한 명이었던 조현아 부사장이 기내 서비스가 불만족스럽다는 이유로 비행기 자체를 회항시켜 버리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이 일이 보도되면서 대한항공은 엄청난 비난에 직면해야 했고, 지금도 갑질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다.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ESG 정보 공개. 이제는 준비해야할 때


위 사례에서 살펴본 것처럼 ESG는 이제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챙겨야 하는 요소가 된 지 오래다. 이에 UN에서는 2006년에 책임투자원칙(PRI,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을 바탕으로 각 투자기관별 기준을 세워 평가를 하고 있다. 


그 중 가장 공신력 있는 평가지표는 1999년 세계 최대 금융정보사인 미국 S&P 다우 존스 인덱스와 로베코샘이 공동으로 개발한 DJSI(Dow Jones Sustainability Index)다. 통상 ESG는 기업의 비재무정보라고 하는데, 이를 기업 자체적으로 보고서를 만들어 공개하는 법안도 추진중이다.

 

이미 EU는 ESG 공시 의무화를 2014년부터 시행중이며, 한국 역시 2025년부터 ESG 정보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 시기를 더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도 있을 정도. 


이제 기업은 단순히 물건을 잘 만들고, 사업을 잘 한다고 해서 성공하지 않는다. 이윤을 추구하면서 얼마나 사회와 환경에 도움이 되는가를 소비자들은 주의 깊게 바라본다. 달라진 기업평가 기준에 맞춰 변화하는 기업의 모습이 필요한 시점이다. 포스트21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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