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몰입한 탓이랄까
이번 주는 지하철을 두 번이나 잘못 내렸다. 한 번은 책을 읽다가 빠져버려서. 한 번은 영상을 편집하다가 빠져버려서.
그래도 요즘 세상이 좋아졌다. 옛날엔 역무원을 불러야 했는데. 요즘엔 그냥 개찰구 나왔다가 반대편 개찰구로 다시 찍으면 된다. 15분 내로 환승이 찍히기 때문. 실수해도 민망함이 덜해진 세상.
어렸을 적 할머니랑 지하철을 타면 방향을 몰라서 헤맸던 기억이 많다. 두리번거리다가 반대편도 건너가고 했던. 그때는 집에 돌아오는 게 엄청 어렵고 힘든 일이었는데.
지금은 너무 몰입하다가 내려야 할 곳을 지나쳐버린다. 한번 지나쳐버린 역을 다시 되돌아가는 일은 두 배로 힘이 들지만. 적어도 돌아가는 방향을 틀리진 않으니 좀 나으려나? 내일은 제때 내리기로 다짐하며, 오늘의 실수를 복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