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왜 지금 고전을 읽어야 할까?

아이들과 함께 읽는 오래된 질문

by 글빛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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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이거 너무 옛날 이야기잖아요.”

중학교 수업 첫 시간.


책을 펴기도 전에 한 아이가 말했다.


교실이 잠시 조용해졌다.
나는 아이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책장을 넘겼다.
수업은 평소처럼 흘러갔지만
그 말은 하루 종일 마음에 남았다.


아이의 질문에,
나는 어떤 답을 줄 수 있을까.

그날 이후, 나는 다시 고전을 읽기 시작했다.


나는 매주 고전을 읽는다.
『홍길동전』, 『백치 아다다』, 『수난이대』 같은 작품들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지금 우리 삶과 겹쳐지는 장면을 찾는다.


수업은 질문으로 시작되고,

질문은 또 다른 생각을 불러온다.
고전은 정답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오랜 시간 사람들 곁에 남아 있었던 이유가 있다.


쉽게 사라지지 않는 감정,
오래 견뎌낸 말,
지금도 유효한 질문이 담겨 있다.


고전을 읽는 일은

과거를 복습하는 일이 아니다.
그보다는 현재를 비추는 오래된 거울 앞에 서는 일에 가깝다.

『수난이대』를 읽던 날,
“전쟁은 끝났는데 왜 마음은 안 끝났을까요?”라고 묻던 아이.

『백치 아다다』를 덮고
“저도 그런 말 한 적 있어요. 아무 뜻 없이요.”라고 털어놓던 아이.


그 말들 앞에서 나는 책보다 아이를 먼저 읽게 된다.
그리고 매번, 고전을 다시 읽게 된다.


나는 지금도 매주 아이들과 고전을 읽는다.

책을 읽는다는 건,
결국 삶을 함께 들여다보는 일이라는 걸
이 교실에서, 아이들을 통해 배워가고 있다.

그래서 오늘도, 아이들과 함께 책장을 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