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과 상황을 분리하고 살피는 과정.
친구의 가게 오픈 소식을 우연히 다른 친구를 통해 들었다.
순간 마음이 싸하게 식었다.
섭섭함이라기보다, 나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것 같은 감각.
그 감정이 생각보다 오래 머물렀다.
예전 같았으면 바로 화를 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냥 연락을 끊었겠지..
그런데 요즘은 감정이 올라오면 한 번 멈춘다.
'이건 사실일까? 아니면 내 해석일까?'
그 구분을 하다 보면 감정의 무게가 달라진다.
생각해보면, 그 친구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가 아니었다.
이 상황에서 내 기분이 상했다는 건, 결국 내 상상이 만든 감정이었다는 것..
그 사실을 받아들이자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
(친구에게 직접 들었다면 '사실'이겠지만,
나는 소식만 들었고 그로 인한 감정은 내 안에서 올라오는 생각들 때문이니까.)
사실과 해석을 구분한다고 해서 '내 감정'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섭섭함은 분명 존재했고, 그것은 억지로 덮을 일이 아니었다.
(사실과 뇌피셜을 나누는 과정이 '내 감정'을 무시하는 과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며칠 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기저기 인사를 보내다가 그 친구 이름이 떠올랐다.
보낼까.. 말까..?
섭섭함도 있었고, 갑작스러운 연락이 민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런데 그 고민조차 내 상상 안에서만 맴도는 이야기였다.
'이 관계에 굳이 자존심을 세워야 할까?'
그 생각이 들었고, 결국 메시지를 보냈다.
(내 입장에서는 용기를 낸 것이다.)
"한가위 잘 보내. 오픈 축하해. 우리 만나서 얘기하자."
잠시 후 친구는 답장을 보냈다.
"설레발치는 것 같아서 주변에 가게 얘기를 하지 않았어."
이유를 들으니 이해가 됐다. (내 감정과는 별개로 말이다.)
이 친구가 내가 '화가 났다'라고 오해하는 듯해서 솔직하게 말했다.
"섭섭하긴 했어. 그래도 화난 건 아니야. 나중에 만나서 얘기하자."
그 친구는 미안하다고 했다. (그리고 이유도 더 설명하고..)
나는 사과를 바란게 아니었지만, 대화가 그 방향으로 흘렀다.
"네가 오해하는 것 같아 말한 거지 사과를 바란게 아냐.
편히 있다가 편한 마음에 만났으면 해. 너도 고민이 많았으니 그랬겠지."
알았다 말하고 톡이 마무리되었는데
내 심장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었다.
사과와 함께 또 다른 이유를 덧붙이는 친구의 반응에 순간,
괜히 이야기를 꺼냈다.. 오해한 것 같은데..라는 생각들이 올라왔던 것이다.
하지만 곧 깨달았다.
그 생각들조차 내 불안이 만들어낸 '망상 체계'였다.
상대가 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내 통제 밖의 일이다.
나는 내 안에서 최선을 다해 표현했고, 그걸로 충분했다.
그 이후의 감정은 그 사람의 몫이다.
(좋은 말을 해도 상대의 따라 나쁘게 받아들이기도 하고,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하니까)
예전 같으면 불안도가 100%에 가까웠을 것이다.
이날의 불안도는 5%.
나는 워낙 불안도가 높은 사람이라 '불안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내 마음을 지킬 방법을 안다.
용기를 낸다는 것은 '관계'를 완벽히 풀겠다는 뜻이 아니라,
내 마음이 어긋나지 않게 선택하는 일이다.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망상처럼 커지는 불안을 느껴본 적 있나요?
그때 당신은 어떤 선택을 했나요?
혹시 저처럼, 마음이 어긋나지 않게 하기 위한 용기를 낸 적이 있나요?
감정치유 전문가, 반려동물 행동 이해 전문가 / Bach Flower BFRP & 예비 BFTP 따블: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