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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엉클테디 Oct 02. 2020

여행 준비가 이렇게 쉽다니

한달살기가 익숙해질 때쯤


연말 파티를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벌써 어느덧 2주가 지났다. 1월 6일 월요일 오전 11시. 새벽까지 학교 수강 바구니를 담느라 늦잠을 잤다. 막 학기 대학생이라 좀 여유롭지만 그래도 수강 바구니는 본 게임인 수강신청 전 준비단계로 중요하기에.


이때까지도 몰랐다. 코로나가 변수일 줄은


침대에서 밍기적거리다가 배꼽시계에 맞춰 일어나 가볍게 배를 채웠다. 폴란드에서 1월 6일은 주현절로서 공휴일이라 안나도 쉬기 때문에 마침 시간이 맞아 점심을 같이 먹기로 했다. 공휴일인 만큼 문을 연 곳은 많지 않았지만 다행히 안나가 아는 맛집 중에 피자집이 영업 중이었다.


*참고로 주현절은 가톨릭에서 의미 있는 날


생각보다 꽤 입맛에 맞더라


집을 나오기 전 안나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점심을 먹은 후 이가와 함께 카페에서 만나서 한국어 공부를 할 예정이라고 하길래 겸사겸사 같이 만나기로 했다.


안나와 이가가 한국어 공부를 할 때 자주 가는 카페로 갔다. 공휴일임에도 영업 중이었다. 다른 카페와 달리 진동벨이 있어서 마치 한국의 흔한 카페를 연상케 하는 분위기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아 커피 한잔과 빵 하나를 주문한 후 각자 할 일들을 했다. 역시 카페에서 무언가를 할 때 집보다 집중이 잘되는 느낌.  



집중해서 하다보니까 한두시간은 금방 가더라



중간중간 한국어 공부를 도와주다가 다시 또 집중


반나절을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나서 저녁 먹기 전에 헤어졌다. 헤어지기 전에 안나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양말을 주면서 네덜란드 갈 때 꼭 신고 가라고 했다. 양말을 자세히 보니 반 고흐가 그려져 있었다. 평소에 반 고흐를 좋아한다고 이야기했었는데 그걸 기억했으려나. 안나의 센스 있는 선물과 함께 짧은 여행을 떠난다는 게 실감이 났다. 





저녁으로 간단하게 유부초밥. 냄비밥은 날로 발전해가는중




30분 만에 여행 준비가 끝났다.


저녁을 먹고 주섬주섬 여행에 필요한 물품들을 챙겼다. 3박 4일이라 캐리어가 아닌 백팩 하나 챙겨갈 예정이라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를 했다. 유럽여행을 이토록 부담 없이 간편하게 갈 일이 인생에서 또 있을까. 


언제나 유럽 여행은 뭔가 스케일이 큰 느낌이었고 늘 준비를 단디하고 가도 막막함과 긴장이 앞섰다. 하지만 이번 짧은 여정은 유럽에서 유럽으로 가는 거라 마치 서울에서 제주도 여행을 가는 것 마냥 편했다. 단지 나라만 바뀔 뿐.


출국 전 스파오에서 산 백팩인데 한 달 살기 하면서 요긴하게 쓰였다.

짐을 다 싸고 나서 백팩의 무게를 가늠해보니 딱 적당했다. 챙길걸 다 챙기고도 공간이 남아 기념품을 넣을 공간도 충분해 보였다. 유럽 여행 준비가 이렇게 쉬운 거면 얼마나 좋을까.



브로츠와프 공항을 가는 게 처음이라 다음 날을 위해 일찍 잠에 들었다. 




반 고흐의 작품들을 만날 생각에 들뜬 채로.











1월 6일 여행 준비 어때요, 참 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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