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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고 TTGO May 17. 2019

일생에 한 번은 마추픽추와 만나라

페루 여행기

중세 대항해시대,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후 스페인 군대는 본격적으로 남미를 침공한다. 평화롭던 남미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면모했다. 스페인 군대에 무릎을 꿇기 전까지 페루 안데스산맥 일대는 잉카제국이 호령했다. 수 세기가 지난 지금도 원주민들은 잉카제국의 문화를 계승하며 살아가고 있다. '세계의 배꼽'이라고 불리며 잉카 제국의 심장으로 통했던 쿠스코는 마추픽추로 가는 거점이다.


세계의 수많은 여행자가 쿠스코를 찾는 이유는 마추픽추를 만나러 가기 위함이다. 알다시피 마추픽추 방문은 남미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 그리고 브라질, 아르헨티나 국경에 자리한 이구아수 폭포와 함께 '남미 3대 볼거리'로 통한다.



쿠스코는 마추픽추로 가는 관문 혹은 전진기지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 페루 레일(Peru Rail)이라는 파란색 기차에 올라 오얀타이탐보라는 작은 마을을 지나야 한다. 이후 아구아스칼리엔테스라는 마을에 도착한 뒤, 버스로 갈아타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라야 비로소 마추픽추와 만날 수 있다. 그 외에 잉카 트레일(Inka Trail)이라는 일주일짜리 트레킹 코스가 있는데, 건기에만 참여할 수 있다. 걸어서 마추픽추와 만나는 것도 의미 있는 여행이 된다.



마추픽추는 잉카제국의 오랜 도시였다. 밑에서 보면 잘 보이지 않아 '잃어버린 공중 도시'라는 별칭도 붙었다. 잉카제국이 스페인 군대에 멸망한 뒤, 마추픽추 역시 오랫동안 세상에서 사라졌었다. 이후 1911년 미국의 역사학자, 하이람 빙엄(Hiram Bingham)이 우연히 발견하면서 다시 세상에 공개됐다. 당시 마추픽추를 살펴본 세계의 고고학자들은 매우 놀라고 만다. 잉카인들이 수레바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이 높은 곳에 도시를 전설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마추픽추는 '고대 7대 세계불가사의'와 '신 세계 7대 불가사의'에 모두 선정됐다. 외계인이 지었을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도 나왔다. '건축' 하나만을 놓고 봐도 마추픽추가 다시 나타난 건 놀라운 사건과 같았다. 그렇게 마추픽추는 자연스럽게 페루를 넘어 '남미의 얼굴'이 되었다.



잉카의 위대한 공중 도시는 산속에 몰래 숨겨져 오랜 시간을 버텨왔다. 마추픽추 너머로는 아찔한 절벽이 자리하고 그 밑에는 우루밤바 강의 급류가 매섭게 몰아친다. 원주민 언어로 마추픽추는 '늙은 봉우리', 바로 앞에 자리한 봉우리인 와이나픽추는 '젊은 봉우리'라는 의미가 있다. 우리가 미디어나 사진으로 흔히 보는 장면은 마추픽추에 서서 바라본 와이나픽추다. 어렵게 마추픽추까지 왔는데, 날씨 운이 따르지 않아 안개만 보다 가는 여행자도 상당히 많은 편. 맑은 날씨의 마추픽추와 만나는 것, 선택 받은 자만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마추픽추는 두 차례 다녀왔고, 곧 세 번째 방문을 앞두고 있다. 여행자 사이에서 '맑은 날의 마추픽추를 보는 것,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두 번 모두 맑은 마추픽추를 봤으니 어쩌면 6대가 덕을 쌓았나 보다. 해외여행이 생활이 된 요즘, 남미 대륙을 도전하는 여행자가 부쩍 늘었다. 일생에 한 번은 마추픽추와 만나보길 바란다. 단언컨대 평생의 추억을 약속한다.






TRAVEL INFORMATION

페루 - 남미 대륙의 중서부에 자리한 나라. 우리나라와 연결되는 직항 노선은 없으며, 북미를 1회 이상 경유해 리마로 들어간다. 수도 리마를 비롯해 이카, 나스카, 아레키파, 푸노 등 매력적인 도시가 즐비하다. 마추픽추는 페루를 여행하는 가장 큰 이유다.



쿠스코 - 페루 동남부에 자리한 도시. 스페인이 침략하기 전까지 잉카제국의 수도였다. 쿠스코는 케추아어로 '배꼽'이란 뜻이 있는데, 고대 잉카인들은 이곳을 세상의 중심으로 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추픽추, 비니쿤카, 성스러운 계곡 등으로 가는 관문 도시의 성격도 짙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을 중심으로 동선을 짜면 된다. 대성당, 산페드로 시장, 코리칸차 태양의 신전 등이 주요 관람 포인트.



페루 레일 - 쿠스코에서 마추픽추로 가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기차에 오르는 것이다. 페루 레일은 편하게 쿠스코와 아구아스칼리엔테스를 연결하며 고품격 시설과 서비스를 선보인다. 좌우는 물론 천장에도 창문이 있어 달리는 내내 멋진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또한 친절한 승무원이 간식과 음료를 서비스하고 패션쇼와 음악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볼거리도 선사한다. 우기 때는 우루밤바 강이 범람해 쿠스코-오얀타이탐보 구간의 선로가 침수된다. 따라서 쿠스코-오얀타이탐보 구간은 전용 리무진버스가 운행된다. 우리 돈 약 20만 원에 호가하는 초특급 시설인 만큼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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