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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고 TTGO May 16. 2019

2015 블라디보스톡. 그리고, 2019 블라디보스톡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인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톡. 

이곳을 처음으로 여행하게 된 것은 4년전 2015년 3월.

예상은 했었지만 생각보다 추웠던 칼날 같았던 바람이 생각난다.


현재 블라디보스톡에 살고 계신 분께 2015년 이곳을 여행했다고 하니

본인도 2016년에 왔다며 그때 아무것도 없었을 텐데? 신기해한다.

네... 그래요 그냥 추웠고 많이 낯설었어요.

(정말, 이곳에 다시 오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답니다.)


2015년 황량하고 차가웠던 블라디보스톡


중국 대련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비행기 모니터를 통해서

나의 다음 여행지로 발견하게 된 조금은 낮설었던 곳.

하루의 휴가로 2박3일 여행하기 좋은 장소.


때 마침, 러시아 출입국을 위해 비자도 없어지게 되었고

러시아에게는 안타깝지만, 루블화의 폭락으로 여행자에게는 더욱 좋은 절호의 찬스!


마침 항공권 가격도 18만원으로 저렴하니 이보다 더 완벽한 여행지가 어디 있을까?


러시아 항공사의 비행기를 타면 북한 상공을 통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빠르게 도착할 수 있다.

(금기의 지역을 통과 한다는 신기로움은 덤이랄까...)

2시간이라는 짧은 비행시간으로 빠르게 만나는 유럽.


이름도 낯선 오로라 항공


블라디보스톡의 첫 인상은 황량함 그리고 회색도시.

2015년 3월의 블라디보스톡은 그랬다.

중국보다 더 영어가 안 통하는 도시는 내 평생 처음이었다는 답답함.

지금은 한국사람들이 많아서 여행하기가 정말 쉬워졌는데,

커피라는 단어 한마디 이해하지 못했던 곳 문화충격의 도시. 불과 4년 전이다.


인터넷에서 여행정보 한 줄 찾기 어려운 그 당시

러시아 유학생을 통해서 감사하게도 지역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물론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와이파이를 준비해 가거나 현지에서 유심을 살 수 없었기 때문에

인터넷이 되는 곳에서 열심히 스크린 캡쳐를 했던 것이 생각난다.


여행지에 도착했을 때 설렘 가득했던 공항
여행에서 떠날 때 아쉬운 마음이 가득한 공항


기대와는 다르게 이곳에는 생각보다 볼 것이 없었고 가장 번화가라는 아르바트 거리는 그 마저 너무 짧았다.

한가지 만족했던 것이 있다면 킹크랩!

킹크랩은 놀랄 만큼 맛있었다.

공항에서 냉동포장으로 사서 가져온 게살은 알차게 잘 먹었는데

4년전과 현재의 가격차이는 역시 어마어마하다. 두 배가 넘는 물가상승률...

저렴하게 킹크랩을 먹는다는 말은 이제 옛 말이 되어버렸다.

(4년전 1키로에 1500 루불, 현재 1키로 3500 루불)


위) 2019년 크랩 가격 / 아래) 2015년 크랩 가격


2019년 4월 나는 그곳을 또 한번 여행하기로 한다.


4년이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

블라디보스톡은 너무 많이 변해있었다.

길을 지나가다 보면 한국사람을 쉽게 볼 수 있었고

한국어 메뉴는 물론이고, 이제 러시아 사람들이 한국어로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무뚝뚝하고 차가웠던 나의 첫인상 블라디보스톡 그리고 러시안.


이제 그들은 나에게 우리나라말로 인사를 한다.

그리고 호의를 표시한다.


한국말로 주문을 받았던 아름다운 러시안


4년간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TV를 틀어보면 먹방이 대세였던 프로그램들

이제는 해외여행을 가서 먹는 프로그램으로 장소가 바뀌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행에 목 말라있는 것 일까?

주말만 되면 일본으로 가는 여행객들이 줄을 이루고

심지어 일본인들도 잘 가지 않는 소도시까지 찾아가기도 한다.

새로운 것에 목말라 있는 것인지. 그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오랜 건물이 더욱 로맨틱했던 아르바트 거리


블라디보스톡 그 황량하던 회색도시는 이제 로맨틱한 도시가 되었다.

커피 한잔 느낌 가득한 멋진 공간이 되었고

4년전과 똑같은 공간인데 활기찬 그 모습이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4년전 방문했던 카페. 일명 해적커피라 불리는 장소.

너무 신기할 만큼 건물 하나 벽에 걸려있는 그림 하나까지 예전의 모습 그대로인 모습 놀라웠다.


100년의 세월이 깃든 건물에 마치, 4년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그렇게 말이다.

어쩌면 변해가는 건 사람뿐인지 모르겠다.


2019년 4월 방문했던 해적카페
2015년 3월 방문했던 해적카페


길거리 구석에 킹크랩을 한국어로 번역한 '왕게'라는 글자를 보고 피식 웃음이 나온다.

유럽의 소박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

해양공원을 혼자 걷다가 문득, 1년 전 세계여행지로 첫 번째 선택했던 나라 터키의 작은 마을 쿠사다시가 생각났다.

새로운 여행지에서 과거의 여행지가 생각 난다는 건 여행이 주는 또 하나의 선물 아닐까?


3박4일간의 블라디보스톡여행

2019년의 달라진 이곳을 느끼며 다시 한번 더 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사람과 함께 달라진 블라디보스톡


러시아에서 한글을 본다는 것 (잘된 것도, 잘못된 것도 아닌 구글 번역)
소박한 멋이 있던 해양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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