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타키나발루 VS 다낭
자꾸만 몸을 웅크리게 되는 추운 겨울이 찾아왔다. 포근한 이불 안에 누워 영화를 보고 있으니 ‘이게 바로 진정한 휴가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집을 벗어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가는 겨울이 아쉬워서 더 추운 곳으로 떠날 수도 있고 추위를 피해 따뜻한 곳으로 떠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역시 따뜻한 곳이 제일! 새해가 시작되고 어느덧 두 달 남짓 남은 추위를 피해서 동남아로 떠나보는건 어떨까? 추운 겨울을 맞이해 간신히 이불을 걷어차고 부지런히 다녀온 따뜻한 여행지 두 곳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친구, 연인과 함께 떠나기 좋은
말레이시아는 낯설게 느껴져도 코타키나발루는 친근하게 느껴질 정도로 우리에게 휴양지로 너무나도 익숙한 곳.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선셋이 너무나도 근사한만큼 깨끗한 자연 환경이 일품이다.
공기가 얼마나 깨끗한지 미세먼지 때문에 여드름이 한껏 꽃을 피웠던 얼굴이 코타키나발루에 도착하니 여드름 하나 없이 깨끗해 졌다.
이렇게 여드름이 쏙 숨어버릴 정도로 깨끗한 곳인만큼 물가에 조금만 몸을 숙여도 쉽게 헤엄치는 물고기를 볼 수 있다. 수영을 전혀 못하는 친구도 코타키나발루에서만큼은 스노클링 장비를 착용하고 물에 몸을 맡길 정도.
특히 선셋이 정말 장관! 세계 3대 선셋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붉게 물들어 가는 노을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그야말로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혹시 떠나는 시기가 우기라고 해서 실망하지 말 것! 비가 잠깐 내린 뒤에 물드는 하늘은 더 붉고 근사하다.
만약 식사하면서 선셋을 보고 싶다면 워터프론트를, 선셋에만 집중하고 싶다면 탄중아루를 추천! 특히 탄중아루의 경우 워낙 유명하다 보니 관광객이 많이 모이지만 그 마저도 즐겁다.
무엇보다 묘미는 반딧불투어! 어디서 신청하는지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한국에서 여행사를 통해 비싸게 예약하면 한국인 가이드를 따라 편안하게 이동하고, 제셀턴포인트에서 흥정을 통해 예약하면 싼 게 비지떡이라도 가격이 저렴한 대신 허리가 끊어질 것 같은 차량을 타고 이동한다.
덜컹덜컹 차를 타고 힘들게 이동했는데 보인다던 원숭이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제공되는 저녁은 먹어도 되는건지 위생이 심히 걱정된다. 그렇게 투덜투덜 거리다가도 마지막에 크리스마스 조명처럼 반짝이는 반딧불을 보면 앞서 쌓였던 불만이 사르르 녹아 내린다.
떠나기 전에 알면 좋은 코타키나발루 반딧불 투어 TIP!
반딧불 투어의 경우 떠나기 전날 신청한 건 신의 한수였다. 꽤나 가는 길이 멀어 마지막날 신청하면 너무 힘들어 비행기안에서 기절할지도. 그리고 반딧불의 생각보다 적을 수도 있다 던데, 운이 좋았는지 몰라도 나나문은 크리스마스 트리 수준이었다!
가족과 함께 떠나기 좋은
베트남은 이제 떠오르는 여행지에서 인기 여행지로 명실상부 자리매김 했다. 휴양지 느낌 물씬 풍기는 바다와 한국보다 저렴한 물가 덕분에 바다가 보이는 호텔과 리조트도 부담스럽지 않게 머물 수 있어 요즘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여행지중의 한곳이다.
쌩쌩 달리는 오토바이를 요리조리 피해 울퉁불퉁 제대로 포장되지 않은 도로를 걷다가 고수를 잔뜩 얹은 반미 한입 그리고 유명한 달달한 베트남 커피 한 모금 마시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다. 무엇보다 그렇게 먹어도 3천원 남짓 밖에 되지 않았던 착한 물가는 더 즐거웠다.
대신 계산할 때 0이 얼마나 붙었는지 하나하나 세고 있는 건 즐거움에 따라오는 큰 고역이다. 돈에 0이 너무 많은 나머지 가끔 포기하고 지폐를 슬쩍 내밀면 무뚝뚝한 듯 하면서도 친절하게 대신 계산해주는 베트남 현지인도 있지만 그래도 항상 힘들어도 꼼꼼하게 확인 하는 건 중요하다.
그럼 현금 대신 카드로 계산하면 어떨까? 재밌게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를 들고 갔더니 계산할 수 있는 곳이 한군데도 없었다! 반미의 나라라서 아메리칸 카드를 안 받는 거냐는 친구의 아재 농담이 왠지 그럴듯하게 들릴 정도. 호텔 디파짓 빼고는 전부 거절당해서 넉넉하게 환전 안 해갔으면 큰일날 뻔 했다.
편한 듯 불편한 듯 한적한듯 복잡한 듯 이러한 베트남 중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지역을 꼽으라 한다면 바로 경기도 다낭 아닐까?
몇 년 전 떠오르는 여행지일 때 방문했을 때만해도 이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그때도 한국인들이 많긴 했지만, 요즘은 한국 사람들이 너무 많아져서 어쩔 때는 베트남이 아니라 한국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전에 미처 보지 못한 골든브릿지를 보겠다고 바나힐의 케이블카를 기다리면서 수많은 한국 사람들 속에서 우두커니 서있으면 ‘내가 지금 한국에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고개를 들어 뜨거운 햇살을 바라보면 ‘진짜 다낭에 왔구나’ 하는 실감이 난다.
이렇듯 예전과 다른 베트남의 모습에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재밌게도 한국인이 많아서 좋은 점도 있는데, 바로 한국인들을 위한 여행 정보가 정말 많다는 점! 인기가 좋은 만큼 베트남 현지에는 수많은 한국 업체가 있어 여행 초보라도 걱정없이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친구끼리 배낭을 짊어지고 고생스럽게 떠난 여행이 기억에 남을 때도 있고, 가족과 함께 리조트에서 편안하게 다녀온 여행이 기억에 남을 때도 있는 법.
부모님 또는 아이와 함께 편하게 떠날 만한 휴양지를 찾고 계신다면 상대적으로 여행 인프라가 잘 구축된 다낭이 편하게 다가오는 건 사실이다.
베트남 여행을 가시기 전에 알고 계시면 좋은 TIP
베트남은 한국과 무비자협정국으로서 비자없이 방문할 수 있지만, 15일 이상 체류 하거나, 여권유효기간 6개월 미만인 경우 그리고 30일내 재입국의 경우 비자가 필요하다.
재미있게도 필자는 베트남을 연속 두 번 다녀오게 되어서 직접 인터넷으로 이비자를 신청했는데 예상보다 승인이 오래 걸렸다. 3일 걸린 다는게 1주일이 걸려서 여행중인데 승인이 떨어졌다는 사실!
그럼 어떻게 입국했을까? 당일 도착비자를 신청해서 공항에서 비자를 받았다. 25달러이긴하지만 돈을 이중으로 지불했다는 슬픈 사실을 전해드리면서, 이러한 경우에 해당되는지 살펴보고 미리 준비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