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카카오와 네이버.
한국의 대표 성장주다.
(성장주였지…)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시대가 도래하고, 그 수혜를 직접적으로 보고 있는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이다. 두 회사 모두 2020년 3월 코로나19 정점 이후 2~3배 정도 올랐다. 어쨌든 그로부터 7개월이 지났고, 여전히 대표 성장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항상 고민이다. 둘 중에 뭘 사지? 물론 둘 다 사면 깔끔하게 해결된다. 하지만 뭔가 한쪽을 선택하고 싶다. 이유는 모르겠다.
두 회사는 성격이 매우 다르다고 한다. 네이버는 대기업이고, 카카오는 아직 대기업까지는 아니다. 네이버는 네이버플랫폼 기반이고, 카카오는 카카오톡 기반이다. 네이버는 보수적이고, 카카오는 공격적이다. 신사업을 하는 스타일도 차이가 있다. 네이버는 신사업분야를 진출할 때 해당 분야 대표기업과 손을 잡는다. 카카오는 기존 해당 분야의 적당한 기업을 인수하여 카카오의 DNA로 바꾼다. 카카오는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네이버는 신중하게 접근한다.
카카오는 해보고 싶은 분야 혹은 아이템을 일단 시장에 론칭하고 안되면 접는다. 네이버는 새로운 아이템을 회사 안에서 충분하게 테스트하고(안전하게 테두리를 치고), 성공하겠다는 판단이 들면 시장에 내놓는다. 두 회사가 강조하는 분야도 조금 다르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가 매력적이고, 네이버는 네이버 쇼핑이 매력적이다.
이렇게 써놓고 나를 돌아본다.
(어떤 투자의 대가는 기업을 선택할 때 나의 일상생활을 돌아본다고 하던데....사실 한국에서는 적용이 안되는 것 같긴하지만...)
나는 카카오뱅크를 아주 잘 쓰고 있다. 회사동료끼리 점심 값 보내주기 너무 좋다. 개인용돈계좌로 사용하기도 좋다. 하지만 결제금액이 많은 쪽은 신용카드이다. 카카오페이는 아직까지 대체불가이다.
나는 네이버쇼핑을 매우 많이 쓰고 있다. 네이버쇼핑을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네이버페이 때문이다. 결제가 너무 편하다. 네이버쇼핑 사용 이후 별도 쇼핑몰을 활용하는 횟수가 현저희 떨어졌다. 얼마 전까지(아이가 36개월 이하)는 쿠팡을 많이 썼지만 현재 쿠팡을 많이 쓰지 않는다. 그렇기에 네이버가 내놓은 네이버프리미엄에 가입했다. 월 4,900원에 쇼핑 때마다 5% 적립은 매우 매력적이었다.
“오호, 난 꽤 많이 페이백 되겠는데.”
그래서 네이버를 샀다.
사자마자 1.5% 마이너스다.
한 달 후, 10% 마이너스다.
1분기가 지나서야 네이버프리미엄의 5% 적립이 비용으로 추계되어 단기적 실적 악화로 도출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매수 당시에는 네이버프리미엄의 혜택이 마케팅 비용으로 잡힌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물론 중장기적으로는 네이버의 소비자 락인(rock-in)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네이버프리미엄은 소비자관점에서 너무 좋은 혜택이었지만, 투자자 관점에서는 단기적 비용 상승이 발생하는 정책이었다.
오늘도 하나를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