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키워도 병아리는 병아리
이쁜이가 아직 계란보다 조금 더 큰 병아리 시절, 라면을 끓여 상에 놓고 먹고 있는데 이쁜이가 다가왔다. 이쁜이는 상 끄트머리에 흘린 짧은 라면 가닥을 유심히 보다가 순식간에 라면 가닥을 물고 뛰기 시작했다. 삐약삐약 힘차게 외치면서 사방을 뛰는 모습이 귀여워 다 같이 웃음을 터트렸다.
나중에 부모님이 얘기해주길 병아리들은 여러 마리가 같이 자라기 때문에 먹이를 차지하면 뺏기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뛰어 다른 병아리들을 따돌려놓고 먹는 본능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하였다. 혼자 사람들 틈에서 크는 병아리도 그런 습성을 잃지 않고 있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였다.
이쁜이는 쑥쑥 자랐기 때문에 그렇게 먹이를 물고 뛰는 모습이 금방 사라져 조금 아쉬웠다. (지렁이와 비슷해 보여서 그런지 라면을 탐내곤 했는데, 손가락 마디만큼 끊어 물에 헹궈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