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비겁해지지만 용감한 이쁜이
이쁜이는 산책을 나가면 몇 걸음 걷다가 바로 사람에게 안겨 다녔다.
우리는 산책이 아니라 드라이브라고 얘기하며 웃곤 했다.
안겨서 산책하는 이쁜이는 땅을 네발로 걷는 개를 마주치면 꼬꼬댁하며 꾸짖었다. 무엇 때문에 꾸짖는지는 이쁜이밖에 모르지만 개에게 화를 낼 때마다 사과를 하며 다녔다.
강아지 주인들은 괜찮다며 재미있어했다.
특히 작은 강아지를 보면 의기양양해서 크게 꾸짖었는데, 어쩌다 큰 개가 지나가면 조용해졌다.
걸어가는 큰 개를 유심히 보다가 개가 멀어지면 뒷모습에 대고 꾸짖었다.
비겁하지만 용감한 이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