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리는 빵이 된다
오늘 아침, 빵집 앞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습니다.
유리창 너머로 놓인 식빵과 바게트, 크루아상을 바라보며 생각했습니다. 아, 이 작가님들은 정말 빵을 사랑하는구나. 그런데 그 사랑은 맛이나 향에 매료된 것이 아닌, 누군가를 향해 기꺼이 건네는 마음이구나 하고요.
<아무튼, 빵은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를 읽다 보면 작가님들은 빵을 행복의 매개체로 사용합니다. 빵순이인 자신를 위해 정성스럽게 빵 하나를 고릅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많은 날에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아침부터 모닝빵을 준비하고, 팬클럽에서 만난 동생들과 스콘을 나누고, 일로 만난 외국인 친구에게 컵케이크를 건네며 자신의 세계를 설명합니다. 작가들의 빵은 언제나 '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늘 '우리'로 향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빵이 항상 기쁨만을 안겨주지는 않는다는 사실도 숨기지 않습니다. 빵 하나 마음껏 즐기지 못했던 기억 속 누군가를 떠올릴 때의 먹먹함. 정성을 다해 준비한 빵에 돌아온 무심한 반응 앞에서 잠시 얼어붙는 마음. 건강이라는 이유로 좋아하는 것을 스스로 제한해야 할 때의 서러움. 빵은 위로이면서 동시에 상처의 표면이 되기도 합니다. 기대와 사랑이 얹혀 있는 만큼, 서글픔도 따라옵니다.
그럼에도 작가님들은 다시 빵으로 돌아갑니다. 누군가를 위해, 그리고 결국은 자신을 위해. 그렇게 몇 번이고 반죽을 치대고, 몇 번이고 마음을 부풀리다 보면 어느새 자신들이 빵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이 책은 빵을 사랑하는 이야기를 넘어, 사랑하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어주는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에 대한 기록이었습니다. 빵을 핑계로 마음을 꺼내놓고, 끝내는 '나는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다짐합니다.
따뜻하게 데워지기를 기다리는 사람.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는 결을 지닌 사람.
다른 수식어 없이 그저 편안하고 따뜻한 사람.
정신건강에 이롭다는 말은 어쩌면 이런 뜻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거창한 깨달음이나 완벽한 치유가 아니라, 오늘 하루 누군가를 떠올리며 빵을 나누는 태도. 상대의 반응에 잠시 흔들리더라도 다시 마음을 추스르는 연습. 좋아하는 것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려는 작은 고집. 그리고 끝내는 스스로를 하나의 빵처럼 받아들이는 용기.
빵이 우리를 완전히 구원하지는 못하겠지만, 우리는 서로의 빵이 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이 책은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 이 서평은 책을 제공받아 읽은 뒤,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