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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fashion story

저렴한 제품을 완벽한 패션으로 승화한 김희선의 힘

세기말 김희선이 유행시킨 패션 아이템 리스트

by 무체

1970년대 정윤희가 대표 미인으로 한국 대중의 미적 기준을 정립하고 80년대 황신혜가 컴퓨터 미인 모델을 제시했다면 90년대는 김희선이 '신세대 미인'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며 한국 미의 기준을 완전히 재편했다. 친숙하면서도 독보적인 아우라 그리고 결점이라 할 만한 부분조차 완벽해 보이는 압도적인 미모의 소유자 김희선은 얼굴뿐 아니라 스타일 아이콘으로서도 한 시대를 풍미했다.

물론 그녀의 스타일이 모두에게 호감을 얻은 것은 아니다. 값싸고 조악한 아이템 위주의 스타일은 사실 센스와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후반은 김희선이 걸치는 모든 것은 유행의 중심에 있었다.

특히, 1998~1999년 김희선은 최고의 패션 트렌드 제조기로 활약했다. 그녀가 착용한 모든 것이 즉각적인 유행으로 이어졌으며, 현재까지도 90년대 패션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남아있다. 김희선이 한국 대중문화와 패션 산업에 미친 영향력은 단순한 연예인의 인기를 넘어, 한 시대의 미적 감각과 소비 패턴을 형성한 문화적 현상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대중문화에서 미의 기준과 패션 트렌드는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김희선이 보여준 '완벽함의 대중화'는 한국 패션사의 중요한 단편을 장식하였다.


김희선 시그니처 스타일: 대중문화를 장악한 5가지 트렌드


1. 폭탄머리: 개성의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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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드라마 '웨딩드레스'에서 김희선이 선보인 폭탄머리는 일반인이 소화하기 힘든 스타일이었다. 후에는 미디어에서 '어글리 캐릭터'를 표현할 때 사용되는 헤어스타일이 되었지만, 당시 김희선은 이를 통해 개성 강한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당시 김희선의 폭탄머리는 '미친 펌'이 아닌 '미학적 선택'으로 받아들여졌다.


2. 곱창밴드: 소품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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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드라마 '미스터 Q'에서 선보인 사이드 스웹 뱅 헤어스타일과 곱창밴드의 조합은 상품 시장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일으켰다. 김희선 이전에도 곱창밴드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아이템이었지만, 그녀가 착용한 후 판매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김희선은 새로운 패션 아이템을 창조했다기보다 기존 아이템의 대중적 확산에 결정적 기여를 한 셈이다.


3. 앞머리 가발: 의외의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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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드라마 '해바라기'에서 의사 역할을 맡은 김희선은 다소 의아한 앞머리 가발을 착용했다. 연출 의도가 불분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김희선의 압도적인 인기에 힘입어 이 스타일 역시 트렌드가 되었다. 아마도 '김희선이기에 가능했던' 패션 아이템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4. 헤어밴드: 유행의 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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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50%를 돌파한 1999년 드라마 '토마토'는 김희선이 모든 면에서 정점을 찍은 작품이다. 당시 심은하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착용해 인기를 끌었던 헤어밴드는 김희선이 '토마토'에서 착용하면서 더욱 대중화되었다. 김희선은 유행을 선점했다기보다 대중적 영향력으로 트렌드를 독점한 셈이다.


5. X자 실핀: 대중성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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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안녕 내 사랑'에서 김희선이 옆머리에 착용한 X자 실핀 역시 대히트를 기록했다. 실핀은 90년대 초반 패션모델들을 중심으로 소극적으로 유행했던 아이템이었지만, 김희선의 영향력으로 인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모두 길거리 시장에서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아이템이었기에 대중이 쉽게 모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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