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인 의상의 가장 큰 특징은 미학과 실용을 고려한 점이다. 고대 로마인의 의복을 보면 소위 토가로 불린, 흰 천을 두른 게 전부인 것 같아 보이지만 그 천은 값비싼 직물이었고 그러한 퀄리티로 부와 신분을 과시했다.
고대 로마 의복 중 가장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된 직물은 양모와 리넨 그리고 비단이었다. 신발류 등에만 가죽 제품을 이용하였고 양모의 경우는 이탈리아에서 생산되었지만 기원후 1세기 무렵 주로 시리아와 중국에서 리넨과 비단을 수입해서 사용했다.
이러한 직물은 구하기도 어렵거니와 염색 공정이 매우 비쌌기에 염색되지 않은 원단을 그대로 걸친 걸로 보인다. 그래서 대체로 무색 무질의 의복이 특징이다. 그러한 가운데 가장 고급스러운 보라색 염료를 사용하는 상위층도 있었고 이러한 색은 달팽이에서 추출했다고 한다. 당연히 황제만이 보라색 토가를 걸쳤다.
또한, 그냥 천을 몸에 두른 것 같지만 그들 나름의 재단 방식이 있었다. 베틀을 이용해 큰 천 조각으로 재단하고 꿰매 입었다. 옷을 만드는 과정에서 털실은 물과 소변을 섞은 물에 넣어 밟고 말리고 다듬고 프레스기로 눌렀다고 하는데 오줌을 넣으면 표백 효과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인은 옷 스타일에 거의 차이가 없어서 헷갈리기 짝이 없지만 로마인들이 그리스인의 옷을 많이 차용하였다고 한다. 특히 그리스인의 망토 형식으로 된 히메이션을 도입해서 보다 풍만한 토가로 발전하였다.
로마의 토가는 신분에 따라 다른 색상 및 다른 장식으로 착용했다. 황제나 개선장군이 입은 토가 픽타부터 황제, 성직자 그리고 집정관이나 14세 이하 어린이들이 입은 포가 프라에텍스타 그리고 평민들이 입거나 장례식 등에서 입은 토가 푸라 등으로 나뉘기도 하고 색상별로도 계층을 분류하였다. 밝은 흰색의 토가는 정치인 그리고 엘리트층 자제들은 보라색 줄무늬가 들어간 토가를 입었고 완전한 보라색은 오직 황제만이 입을 수 있었다. 그리고 전쟁에서 승리한 장군들은 보라색 털실과 금실로 된 토가가 허락되었다.
그리스 의복에서 차용하여 로마를 대표하는 의복으로 자리 잡은 토가는 지역 국가까지 역으로 유행하면서 더욱 부피가 커지고 값이 올랐다. 그러다 보니 토가는 부유층의 전유물이 되었고 일복 많은 평민들은 토가를 입을 수도 없었지만 거추장스럽고 불편하기 짝이 없었기에 변형된 튜닉이나 망토 등으로 간소화된 의복으로 입게 되었다.
로마식 망토는 한쪽 어깨에 핀으로 고정하거나 아마도 비올 때 우산대신 썼을 비루스라 부르는 모자가 덧달렸다. 대체로 고대 로마인들을 배경으로 한 영화 등에 흔하게 볼 수 있는 스타일이다. 여성들은 팔라라고 알려진 숄 스타일을 걸쳤는데 이것은 뒷부분을 잡아끌어서 머리 위에 모자처럼도 착용 가능한 의상이다. 그리고 안에는 거들 형식의 스톨라를 입었다. 그랬기에 당시 스톨라만 입고 다니면 창녀 취급을 당했던 것이고 참고로 스톨라는 그리스의 키톤을 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슬림한 원피스 드레스 위에 숄 등을 걸친 현대 의복 이미지를 연상하면 된다. 로마 여성들은 이와 같은 의복 스타일을 상당히 오랫동안 고수하여 단조로웠던 반면 헤어나 화장 스타일은 변화무쌍하게 변화를 주었다. 뭐가 먼저인지는 모르겠으나 화장과 헤어를 다채롭게 꾸미니 그만큼 의복은 심플함을 유지했던 것일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