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는 특별하지 않아서 책을 읽었다.

by 우노단주

32세, 내가 특별하지 않다는 걸 인정한 날


서른두 살이었다.


입사한 지 5년이 지났고, 아이가 태어났다. 월급은 안정적이었고, 주변에서는 나를 성실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겉으로 보기에 나는 문제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말이 다르게 들렸다.


성실하다.


그 단어는 칭찬이 아니라 경고처럼 느껴졌다. 성실한 사람은 많다. 성실하다고 해서 대체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성실하다고 해서 선택받는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날 처음으로 인정했다. 나는 특별하지 않았다.


노력은 했지만 경쟁력은 없었다. 맡은 일은 해냈지만, 나 아니면 안 되는 일은 아니었다. 나는 충분히 대체 가능한 사람이었다.


그 사실이 나를 비참하게 만들었다. 아이를 안고 있으면서도 마음 한쪽이 불안했다. 내가 멈추면 바로 밀려날 수 있다는 감각이 또렷해졌다.


나는 특별한 재능이 없었다. 압도적인 학벌도 없었다. 눈에 띄는 성과도 없었다. 열심히 살고 있었지만, 방향은 없었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생각했다.


이대로 괜찮은가.


그 질문은 단순했지만 무거웠다. 세상은 빨라지고 있었고,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었다. 나는 열심히는 살 수 있어도, 오래 버틸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나는 성공하고 싶어서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이 아니다. 살아남고 싶어서 읽기 시작했다.


거창한 목표는 없었다. 다만 하루에 몇 쪽이라도 읽자고 마음먹었다. 읽지 않으면 더 불안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변화가 없었다. 읽어도 크게 달라지는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15년이 지났다.


나는 매일 읽었다. 출퇴근 시간에도 읽었고, 주말에는 더 읽었다. 어떤 해에는 200권을 넘겼고, 어떤 해에는 300권 가까이 읽었다. 3,000권이 넘는다.


독서가 내 인생을 단번에 바꾸지는 않았다. 나는 갑자기 부자가 되지 않았고, 특별한 사람이 되지도 않았다.


다만 분명한 변화가 있었다.


나는 질문하기 시작했다.

나는 비교하기 시작했다.

나는 판단하기 시작했다.


그 차이는 처음에는 미미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격차가 되었다. 생각의 깊이는 선택의 기준이 되었고, 선택의 기준은 삶의 방향을 바꾸었다.


나는 특별해지지 않았다.


다만 탈락하지 않았다.


이 책은 독서를 미화하지 않는다. 책이 인생을 뒤집는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대신 한 가지를 말하려 한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점점 선택받지 못한다는 사실.


나는 특별하지 않아서 책을 읽었다. 그리고 지금도 읽는다.


이 책은, 아직 특별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을 위해 쓰였다.


그 불편한 인정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우노단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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