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썰01_ 적대적 공생관계; 마케팅과 영업 9편

마케팅팀과 영업팀이 '앙숙'인 이유

by Tugboat


우리가 지난 글에서 살펴본 IT 솔루션 회사의 사례는 충격적이었다.

데이터로 무장한 마케팅팀장이 한 달 만에 멘탈이 너덜너덜해져 돌아온 이야기다.

그들의 오만함, 즉 '우리가 어떻게 분석한 자료인데, 쉽게 되겠지'라는 자부심은 현장의 벽 앞에서 산산조각 났다.

사실, 이런 현상은 비단 그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당신의 회사도 마찬가지다. 마케팅팀은 영업팀을 향해 "우리가 구매 가망고객 리스트를 이만큼 만들어 줬는데 왜 계약을 못 따 오는가?"라고 비난한다. 반대로 영업팀은 마케팅팀을 "책상에 앉아 커피나 마시면서 현실 모르는 소리나 한다"고 깎아내린다.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고 미워하는, 이 비극적인 내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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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편. 책상 위의 엘리트와 현장의 전사,

그들이 서로를 미워하는 이유


나는 광고대행사에서 일하는 동안

이 '내부 불화' 때문에 프로젝트 전체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수없이 목격했다.



광고대행사에서 벌어진 '기획팀 vs 영업팀'의 비극


나의 광고대행사 시절, 중요 광고주의 핵심 프로젝트에 참여했을 때다.


당시 나는 SP(세일즈프로모션) 팀의 일원으로 이 프로젝트에 함께 했었다.

SP팀은 매체 광고 이외의 홍보나 이벤트 전략 등의 부가적인 제안을 하는 팀으로

광고주 수행 전략 수립의 주축이 되는 마케팅팀(AP팀_Account Planning)과 기획팀(우리나라 광고대행사에서는 광고주를 관리하는 AE_Account Executive라는 직군을 ‘기획팀’이라고 부른다_일본은 같은 직군을 ‘영업’이라 칭함) 보다는 조금은 덜 부담스러운 포지션이었다.

그러다보니 이 파행의 스토리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3자적 입장으로 조망할 수 있었다.


마케팅팀은 밤을 새워 '가장 혁신적이고 세련된' 기획안을 만들었다.

시장 분석, 소비자 심리, 트렌드 예측까지 모든 데이터는 완벽했다.

그들의 기획안은 '작품'에 가까웠다.


하지만 기획팀은 미팅에서 이 기획안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마케팅팀이 만든 그 '작품'에는 '광고주 대표님의 숨겨진 콤플렉스'를 건드리는 한마디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기획팀은 그 한마디를 내뱉으면 계약이 틀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우아한 전략가'인 마케팅팀은 '현장의 치졸한 비위 맞추기'를 깔봤다.


결국 기획팀은 기획안을 무시하고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대응했고, 마케팅팀은 "우리의 의도가 변질되었다"며 분노했다. 결과는? 프로젝트는 산으로 가고, 광고주는 떠났다.


마케팅팀이 만든 완벽한 자료에 '경쟁사 대응 논리'가 빠져 얼어붙었던 IT 회사 팀장 A의 꼴과 똑같다.


핵심은 이것이다.

서로를 '내부 고객'으로 대하지 않은 것이다.

영업이 마케팅을 '공급자'로, 마케팅이 영업을 '고객'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서로의 고통에 공감하지 않았다. 그저 서로의 자존심만 내세웠을 뿐이다.




자존심을 내려놓고 상대방의 고통을 훔쳐라


지난 사례에서 마케팅팀장 A의 고백은 의미심장하다.

"현장 영업팀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이 솔직한 고백이 모든 변화의 시작이었다.


그들은 이 고통을 '공유'하는 '현장 체험'을 통해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었다.

그들이 깨달은 것은 단순히 '영업이 힘들다'가 아니었다.


영업이
어떤 지점에서 힘들고, 마케팅이 만든 자료가 어떤 디테일을 놓치고 있는지 알게 된 것이다.


그 결과, 구매 가망고객의 평가 기준이 바뀌었고, 화려한 브로슈어 대신 '경쟁사 질문에 30초 안에 대응하는 스크립트'와 같은 '실전 무기'가 탄생했다. 이 모든 것은 '상대방의 고통'에 대한 진정한 '공감'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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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과 보상은 협업의 을 만든다. 하지만 그 틀 안에서 실제로 돈을 벌게 만드는 것은

사람의 마음이다. 그리고 그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공감'이다.


당신은 오늘 동료의 고통을 훔쳐보려는 '파트너'의 마음가짐으로 일했는가?


그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아야 당신이 만드는 자료의 디테일이 살아난다.

책상 머리에서 일어서라. 당신 회사의 다음 분기 매출은 현장의 땀방울 속에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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