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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텀블벅 영퍼센트 Sep 03. 2021

창작자가 휴식하는 29가지 방법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들이 들려준 자신만의 재충전 비결

Choice

텀블벅 커뮤니티와 함께 만들어가는 코너, <초이스>는 다양한 주제의 설문을 진행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수집하고 나눕니다. 



'일을 잘하기 위해선 오히려 더 잘 쉬어야 한다.' 부쩍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말입니다. 오래된 속담으로는 '개구리도 멀리 뛰기 위해 최대한 몸을 움츠리는 법'이 있습니다. 창작을 위해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고민하는 창작자들은 작업과 휴식의 경계를 어떻게 구분 짓고 있을까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들이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을 들려줬습니다.



음악을 듣거나 직접 연주하거나


작가 이미예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좋아하는 영화 음악을 들으면서 집 주변을 걷습니다. 꾸준히 즐겨듣는 영화음악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Sing street'의 drive it like you stole it 
'Begin again'의 no one else like you 
'Tangled'의 when will my life begin?


디자이너 조종완 (EMAG:이막) 목격자의 진술로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 게임 [미제 사건] 
휴식이 필요할 땐 모험을 즐기는 콘솔 게임을 하거나 거실에 빈백을 놓고 수집하고 있는 재즈 LP들을 듣습니다
.

만화가 최준혁〈자본주의 히어로 Z〉 단행본 제작 

쉬고 싶을 때 음악을(슬픈 가사면 눈물이 나므로 가사는 흘려듣고 싶기에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로)틀고 누워서 책을 읽습니다. 그리고 술은 못 마시지만 마시는 기분을 내기 위해 주스를 한 잔 마시며 읽습니다.

재주소년 박경환〈박경환 1집 "다시 겨울"(2013) LP〉 

이게 과연 재충전일까 싶지만 일상에서 자주 하는 일은 결국 '관심사 검색'입니다. 갖고 싶었던 LP나 Tape. 악기 또는 텐트를 검색하면서 일단 스스로를 달램과 동시에 무엇에 대한 소유욕이 가장 강한가를 가늠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것들 중 하나를 손에 넣어 감상, 연주. 혹은 조용한 캠핑장에 앉아 있게 되는 그 순간 나름의 재충전을 하게 됩니다.


Defy Club ROBBERS 〈락음악과 저항문화를 담은 스웨트셔츠〉  
매번 시즌마다(?) 다르긴한데 요즘은 락음악 명반들을 하나씩 훑고 있습니다.

Pink floyd - The Wall 
Genesis - foxtrot King Crimson

지금은 핑크 플로이드, 제네시스 등의 프로그레시브 락 위주로 듣고 있는데 목록을 하나씩 지워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고요!

만화가 김성희 〈도시수렵채집 만화가의 노매드 프로젝트〉 

요즘은 슈퍼밴드2 노래를 들으며 게르 루프창 아래에 누워있거나, 밤한강으로 따릉이(자전거)를 타고 나갑니다.

상상집단 돛대 공연 〈옾눞:뒤집다〉  
공연예술단체 상상집단 돛대의 대표이자 배우이자 인테리어 업자이자 비보이이자 목수인 한상우입니다. 저는 연습실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며 성시경 노래를 틀어놓고 따라 부릅니다.


보고, 읽고, 자극 받기


양과자점 플레지르 〈한 여름의 꾸덕 바!〉  
저는 조급증이 심하여 종일 잠자기 전까지도 달콤한 것들을 만드는 아이디어에 매달리며 끈질기게 생각하는 편인데, 아침 출근 전에는 잠시 책을 읽으며 심신을 달래는 편이에요. 요즘 빠진 책은 지대넓얕(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앝은 지식)이라는 책을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Team Corn Field 혼자하는 담력시험, 공포게임 『Last Light』 
편안한 집에서 에어컨의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넷플릭스를 켜놓고 간식을 먹습니다.

감독 정주희, 김희주 캣맘 권나영의 이야기 〈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마세요〉 개봉 
주로 혼자 일하고 또 혼자 삽니다. 그래서인지 온종일 사람과 대화를 하지 못하는 날이 많습니다. 사실 모든 날이 피곤하지만, 그런 날은 유난히 사람이 그립습니다. 그럴 때 저는 주로 책을 읽는데, 특히 에세이를 좋아합니다. 에세이는 저자의 내밀한 면면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누군가의 일기를 보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요. 그렇게 에세이를 읽고 나면 저자와 대화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메말랐던 마음이 금세 촉촉해지는 것 같습니다. 말이 아닌 글자를 통한 대화를 통해 재충전한달까요?

배우 민소정 〈대빙하 시대의 놀이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같이 놀아요!〉 

작업을 쉬는 중에도 주로 극장가에서 시간을 보내곤 해요. 다양한 작품을 관극하며 신선한 연출과 감각적인 연기를 발견하고, 거기서 얻은 자극과 레퍼런스로 다시금 제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동력을 얻고 있습니다. 최근엔 신진 창작집단의 작품들 위주로 관극 리스트를 짜고 있는데 매번 작품을 고를 때마다 얼마나 설레는지 몰라요. 동시대 훌륭한 예술가들의 작품에 부지런히 힘을 보태고 동참하는 것. 저만의 재충전 방법입니다.


작가 이끝 증발한 사람들은 어디로 가는가? "데일리밀 샌드위치" 

저는 막막하거나 재충전을 하려 할 때, 서점 탐방을 갑니다. 서울에는 구석구석에 다양한 독립서점이 있어 버스만 타도 쉽게 방문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서울에 살지만 가끔 속초나 대구 등 다른 지역에 방문하면, 꼭 그 지역의 동네서점, 독립서점에 들른답니다.


알더블유앤티 독서와 기록을 내 삶에 더 가까이 두기, 〈독서다이어리〉 
저는 침착맨
의 침소리로 재충전을 하는 편입니다. 황당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의 전환이란 게 이런 거구나' 하며 감탄합니다


새롭거나 익숙한 음식을 맛보며

타입 디자이너 김윤아 활자모ㅡ본문용 활자가족 〈온하루〉  
최근에 운동을 시작하면서 나름 건강식(?) 위주로 식사를 하면서 거의 매일 똑같은 음식을 비슷하게 먹었다. 먹던 음식이 질릴 때쯤 유튜브에서 토마토 계란 볶음밥 레시피를 봤다. 마침 집에 재료도 다 있고 간단해 보여서 후다닥 해 먹었는데 완전 성공적이었다! 그래서 매일 점심마다 만들어서 먹고 있다. 그리고 원래 토마토를 좋아하는데 먹다 보니 다른 토마토 요리도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다음에는 마리네이드를 도전해볼 예정이다.

스튜디오17 힐링 타이쿤 게임 〈카페 포레스트〉

휴식이라고 한다면 역시 아무것도 안 하고 하루를 통째로 자면서 쉬는 게 가장 행복하긴 합니다만, 가끔은 진척되지 않는 일에 정신적으로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카페에서 작은 조각케이크와 좋아하는 음료인 밀크티를 주문해 즐기며 소소한 행복을 즐기곤 합니다. 단것을 먹으면 작업도 더 잘 되더라고요. 



게임으로 푸는 스트레스


타입 디자이너 눈서리 기울임 폰트의 새로운 도전. '겨울나무' 
요즘은 패키지 게임에 빠졌습니다. 역시 돈 안 드는 취미로는 게임이 최고죠.

스튜디오 쓰담 귀여운 멸종 위기 동물들을 구해주세요! [9:47보드게임] 코로나로 사람들을 만나는 게 어려워져서 점점 온라인으로 모이는 게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보드게임을 취미로 두고 있는 만큼 요즘은 온라인으로 모여 보드게임을 하곤 합니다. 친구들과 웃고 떠들다 보면 하루의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기분이에요.



나만의 공간은 최고의 재충전 장소


왠지 〈꽃과 자기 시온유리잔〉 
집안에 저만의 힐링장소를 만들었습니다. 만화책 수백 권과 온갖 오타쿠 물품으로 가득 채워져 있어요 ㅎㅎ 방 한구석에는 빈백이 있는데 빈백과 아이패드만 있으면 금세 피로가 풀립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을 보는 게 저만의 작은 행복입니다. 마음이 시끄러울 때는 기타를 칩니다. 어쿠스틱 말고 일렉기타입니다. (락커가 꿈이었어요)

Team.오소리굴 〈도사와 도술이 난무하는 TRPG 설화학당〉 
저희는 은은한 전등과 향수로 휴식하기 좋은 분위기를 만들거나, 누운 채 심호흡하거나, 책과 유튜브를 봅니다. 간단한 TRPG, 글쓰기, 그림 그리기, 전시회나 편집숍 관람 등 좋아하는 것을 하며 다양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집니다.

해롱해롱 이나쇼콜라〈기분좋은 풍선 초콜릿〉  
요즘은 딱히 정해놓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의 흐름대로 보내고 있어요. '풀 냄새 맡고 싶은데? → 가까운 절에 갈까?', '낚시 가고 싶은데? → 귀찮다. 낚시 사진이나 보자.' (이러다가 집안일이 보이면 스트레스가 쌓이고요...)

가장 좋아하는 휴식은 먼 곳을 바라보는 것인데 도심에서는 찾기가 어렵네요.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면서 감성 있는 척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고요한 시간

일러스트레이터 하리 애도 만화 에세이 〈충분히 슬퍼할 것〉 
저의 재충전 방법은 '명상'입니다. 갑자기 일이 몰아닥치거나 마감일이 가까워져서 마음이 조급해질 때, 잠시 눈을 감고 천천히 심호흡하면서 머릿속으로 햇빛이 반사되어 반짝이는 한강을 떠올립니다. 이렇게 명상을 하다 보면 어느새 잔뜩 힘이 들어갔던 어깨의 긴장이 풀리면서 짧은 시간 편안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도예 작가 오월의 방울 너와 멜로디를 기억하고 싶어 '사랑하는 고양이 오르골' 
바쁜 하루 끝에 고양이들과 함께하는 고요한 시간은 몸과 정신을 차분히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되는 것 같아요.



몸을 움직이다 보면 날아가는 고민들


휴식한조각 술잔 〈사막의 오아시스〉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주로 걷습니다. 걷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걷다 보면 복잡했던 머릿속이 비워져 아무 생각이 안 들기도 하고 문득 떠오르지 않았던 생각이 떠오르기도 하며 일이 해결되기도 해요. 그래서 주로 걷습니다. 집 근처에 북한산 둘레길이 있어 머리가 복잡할 때 숲을 걷다 보면 휴식이 되는 느낌입니다. 걷다가 괜히 숲길에 있는 도토리를 주워보기도 하고 우연히 만난 나비를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숲에서 나는 풀냄새를 맡고 걸으면서 자연의 풍경을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휴식이 됩니다.

일러스트레이터 산호 만화 〈장례식 케이크 전문점 연옥당〉 

일과를 마치고 동네 공원을 뛰며 재충전을 합니다. 서늘한 밤공기도 좋지만, 몸을 움직이는 일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1급수 인간 지각쟁이였던 내가 오늘부터 모범생?! 영화 〈1급수 인간〉 

아침 일찍 요가를 다녀와서 시원하게 씻고 건강하고 맛있는 요리를 해 먹어요! 이렇게 미리 재충전을 하면 다음 일과가 거뜬하답니다


Team AppleRaptor 예술먼지의 고군분투 지갑나라 생존기! 〈먼지출근!!〉 

아트랩터: 평일에 2번 필라테스를 하는 것이 가장 활력이 됩니다. 집에서도 틈틈히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어주고 있어요. 필라테스 선생님과도 짱친!

엔지랩터: (요즘은 쉴 틈이 없어서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flat 우리가 사랑하는 물의 순간, 〈아카이브 오브 워터 시즌2〉 

저는 재충전이 필요할 때 에어팟을 끼고 산책을 나갑니다. 휴대폰과 노트북 화면에서 벗어나 실재하는 세상을 구경하다 보면 머리가 식는 기분이 들어요. 화면보다 실제 세상은 훨씬 느려서 눈도 마음도 편안해집니다.


신새벽 한국 고대문화와 설화의 만남, 판타지소설 〈소도의 예언자〉 
저는 재충전이 필요할 때 산책을 다녀와요. 특히 각종 전자기기와 활자 때문에 피로해질 때면, 잠깐이라도 몸을 움직이고 오는 것이 도움이 되죠. 흘러가는 강물, 지나가는 사람들과 강아지들, 변해가는 계절의 풍경을 눈에 담으며 다시 시작할 힘을 얻습니다. 마침 오늘 산책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차에 메일을 보게 되었습니다. 


만화가 란탄 
우리의 분노는 어디로 가는가? 만화 〈화의 방향〉 단행본 

최대한 생각 없이 몸이 기억하는 것을 하는 거예요. 물을 끓이거나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거나 나가서 먹을 것을 집어요. 제일 개운해지는 건 샤워인데 머리를 감고 몸을 닦고 일정하게 떨어지는 물 소리를 들으면 찝찝하게 갖고 있던 일에 대한 부채감이 줄어들고 아이디어를 새롭게 다룰 수 있는 여유가 생겨요. 그리고 만화가 50%, 직장인 50%인 사람의 책상/데스크테리어 영상에 나온 것 처럼 모래시계나 문진을 가지고 놀아요. 다음 동작에 대한 고민 없이 멍하니 할 수 있는 행동을 반복해서 완전히 새로운 일에 대한 압박감을 좀 푸는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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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홍비

디자인 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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