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밤, 우리는 심장과 싸웠다 — 1
"V-fib 확인, 제세동 준비."
누군가 외쳤고, 나는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오늘 밤이 이렇게 될 거라는 걸, 사실 처음부터 느끼고 있었다. 환자가 시술실로 들어올 때부터 뭔가 달랐다. 혈압이 버티고 있었지만 아슬아슬한 숫자였고, 얼굴빛이 좋지 않았다. 경력이 쌓이면 생긴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각. 오늘은 쉽지 않겠다, 는 예감.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시술 중간이었다. 카테터가 혈관 안에 있던 그 순간, 모니터 파형이 갑자기 무너졌다. 규칙적이던 선이 빠르게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형체를 잃었다. 심실세동. 심장이 수축을 멈추고 그냥 떨고 있는 상태. 혈액이 멈췄다.
시간이 없었다.
"모두 물러서세요."
제세동기 패들을 집어 든다. 차갑고 묵직한 감촉. 가슴에 갖다 댄다. 이 순간만큼은 아무도 환자 몸에 닿아 있으면 안 된다. 전류가 사람을 타고 흐른다. 짧은 정적 속에 모두가 한 발씩 물러선다.
숨을 참는다.
버튼을 누른다.
몸이 한 번 튀어 오른다.
모니터를 본다. 1초. 2초. 3초.
파형이 돌아오지 않았다.
"한 번 더."
다시 충전. 다시 정적. 다시 버튼.
이번에도 몸이 튀어 오른다. 이번에도 모니터를 본다.
아직이다.
시술실 안의 공기가 달라지는 게 느껴졌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같은 걸 알고 있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CPR을 시작했다. 내 손이 그의 가슴 위에 올라간다. 리듬을 센다. 하나, 둘, 셋. 이 동작이 지금 이 사람의 심장을 대신하고 있다. 기계가 해야 할 일을 손이 하고 있다. 그 사실이 언제나 묘하게 무겁다.
얼마나 지났을까.
땀이 났다. 장갑 안에서 손이 미끄러울 정도로.
그때였다.
"잠깐, 파형 봐요."
누군가의 목소리가 시술실을 갈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