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밤, 우리는 심장과 싸웠다 — 2
모두가 모니터를 봤다.
나는 장비 앞에 서 있었다. C-arm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CPR이 멈춘 그 3초,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영상은 지금 필요하지 않았다. 심장이 스스로 뛰어야 하는 순간이었다. 나는 그냥 거기 서서, 모니터를 봤다.
선이 움직였다.
처음엔 불규칙했다. 아직 믿기 어려운 모양이었다. 하지만 점점, 천천히,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올라가고 내려오고. 올라가고 내려오고.
"SR 확인."
동율동. 정상 리듬.
어깨에서 힘이 빠졌다. 나는 그제야 내가 숨을 참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시술실에서 방사선사는 영상을 만드는 사람이다. 혈관촬영장치를 움직여 카테터가 혈관 어디쯤 있는지, 조영제가 어떻게 퍼지는지를 실시간으로 잡아낸다. 의사가 보는 그 화면, 내가 만들고 있다. 그러니까 시술 내내 나는 두 개를 동시에 본다. 장비 앵글과, 환자 상태를.
아까 V-fib이 왔을 때도 나는 C-arm 옆에 있었다.
제세동 준비가 되자 나도 한 발 물러섰다. 전류가 흐르는 순간 장비에 닿아 있으면 안 된다. 패들이 가슴에 닿고, 버튼이 눌리고, 몸이 튀어 올랐다. 나는 그 순간 장비 손잡이를 놓고 두 손을 들었다. 작은 동작이지만, 매번 그렇게 한다. 나는 여기서 손을 뗐다고, 몸으로 말하는 것처럼.
두 번째 제세동에도 파형은 돌아오지 않았다.
CPR이 시작됐다. 나는 다시 C-arm을 잡았다. 지금 당장 영상이 필요한 건 아니었지만, 언제든 준비가 돼 있어야 했다. 심장이 돌아오는 순간, 시술은 바로 이어진다. 막힌 혈관은 아직 거기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계속 거기 서 있었다.
영상을 만들 준비를 하면서, 파형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잠깐, 파형 봐요."
그리고 선이 움직였다.
파형이 돌아왔을 때, 나는 말없이 C-arm 각도를 다시 잡았다. 시술을 이어갈 준비. 의사가 혈관을 볼 수 있도록, 내가 먼저 화면을 열어놓는 것. 그게 내 자리였다.
"앵글 준비됐습니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그 말에 오늘 밤의 모든 게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