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에서 상사분이셨던 차장님이 감사하게도 나를 좋게 봐주셨다.
숫기없고 조용한 신입, 특출나진 않아도 손이 많이 가지 않는 신입이 나쁘진 않았나보다.
마침 거주지가 출퇴근길에 걸리는 곳에 있어 카풀도 해주신 나에겐 더없이 고맙고 자상한 상사였다.
어느 날인가 퇴근 길 차안에서 잘못하는게 많은데도 잘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더니,
그때 하신 말씀이 <<하나를 알면 열을 안다!!>>였다
내가 한 어떤 행동, 어떤 말에 좋은 인상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이 말로 나에 대한 평가를 하신셈이다.
너무 감사했지만 다른 면으로 무서운 말이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다행히 이분이 좋은 면을 먼저 봐주셨지만 혹 어느 분께는 좋지 못한 인상을 먼저 심어주면 그땐 다른 의미로 하나를 알면 열을 안다고 할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그건 현실이 되었다.
결혼 후 아이들을 키우다 40즈음이 되었을 때 고민끝에 간호조무사공부를 시작했다.
자격증을 따기도 전에 지인의 추천으로 한의원에 실장급으로 취업을 하게 되었다.
당시 7개의 지점이 있는 한의원 이었는데 본원 관계자 지인추천이라는 이유로 실장은 고사하고 한의원 업무조차 해보지 않은 내가 실장으로 들어온다고 하니 원장님입장에서는 당연히 못마땅했을거 같다.
이 원장님의 나에 대한 인상은 부정적인 의미의
하나를 알면 열은 안다가 되어버린 듯 했고
원장님의 나에 대한 마음을 눈치채고 나니 나로서도 꽤나 부담되고 힘든 상황이었다.
업무는 미숙해도 다른 걸로는 나쁜소리듣지 않으려고 부지런을 떨고 처음보는 내원환자와 보호자에게 최대한의 친절을 보이고 직원들과도 잘 지내려 애썼지만 이미 나는 미운털이었다.
이곳을 추천해준 지인은 원장의 반응에 담대하게 하라고 조언해주며 심근육을 키우라고 했다.
물론 나도 그러고 싶었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
잘해보고 싶은 마음과 욕심이 있어 버티다 근무 5개월지날 무렵에는 대상포진을 앓기도 했다.
다행히 도와주는 직원이 있어서 의지하며 1년3개월 정도를 근무하고 퇴사를 하기로 하였을 때, 원장님은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힘든시기 이제 다 지났는데 좀 더 오래 같이 해주면 안되겠냐고..
그래도 이제는 인정받고 있었구나 싶어 다행이다 싶었지만 이런저런 상황이 있어 함께 퇴사를 했다. I
전혀 예상못한 금일봉도 따로 받으며 나름 뿌듯한 마무리를 하였지만
이 일을 겪으며
나라는 개체와 상관없이 받아들이는 그사람의 방식대로 내가 정의된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나도 나의 방식으로 상대방을 규정짓고 거리를 재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하나를 알면 열을 알수 있다는 생각으로 좋은 사람 나쁜사람으로 정의하기보다
몇가지를 알게 되든 `아.이사람은 이런 사람이구나`하고 그냥 받아들이되 그와의 거리를 조정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만나는 모든사람과 똑같은 거리로 살 수는 없다. 사람이 다 다르듯 함께 하는 거리도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