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투투맘] 3회차 꽃동산을 넘으며 마음의 고비

by 달려라 투투맘

[달려라 투투맘]

3일차 꽃동산을 넘으며

마음의 고비도 넘었다



2025년 5월 22일.
오늘은 드디어 같이 달리는 날이다.

혼자 달릴 땐 언제나 마음이 먼저 지쳤다.
몸보다 더 빨리 무너지는 의지 앞에서
수없이 멈추고 싶었던 어제의 나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나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 하나만으로도
왠지 모르게 마음이 단단해졌다.
기대와 설렘, 그리고 함께할 수 있다는 든든함.
그 감정들이 새벽의 피곤함을 덮어주었다.

어제 뛴 근육은 욱신거렸지만



“오늘은 괜찮을 것 같아.”
그런 마음이 들었다.


새벽 6시쯤 도착했을 때
그분은 이미 먼저 와 계셨다.
두 바퀴를 가볍게 돌고

기다리고 계셨다는 말을 듣고
괜히 더 서둘러 몸을 풀고 준비하게 되었다.

나는 오늘도 운동장을 뛸 거라 생각했다.
가볍게 두 바퀴, 스트레칭 그리고 러닝.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틀렸다.

오늘의 루트는 바로 꽃동산.

이름만 들으면 평화롭고 화사한 느낌이었지만
실제로는 숨이 턱 막히는 죽음의 오르막이었다.
다리는 천근만근, 숨은 목까지 차올랐고
중간에 몇 번이나 걷고 싶었다.

하지만 끝내 멈추지 않았다.
속으로 수없이 말했다.


“괜찮아. 여기까지 왔잖아 조금만 더”




정상에 다다랐을 때,
안도감이 밀려왔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리막길.

발걸음이 저절로 빨라졌고,
속도가 붙으며 조심하지 않으면
넘어질 것 같은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내리막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스스로에게 집중해야만 했고,
그 덕분에 오늘 나는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그렇게 오르막과 내리막을 번갈아 넘으며
6km를 완주했다.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곧장 수영장으로 향해
피로를 풀 듯 몸을 담갔다.

몸은 분명 지쳐 있었지만
마음엔 묘한 충만함이 피어올랐다.
오늘은 진짜 운동을 제대로 한 하루.
만보를 채우고, 600kcal을 소모했다는 기록이
그걸 증명해 주었다.


달리기 후 함께 뛰신 분이
내 운동화를 슬쩍 보시더니 웃으며 물으셨다.



“그 운동화 마트에서 산 거죠?”



정확했다
만원 주고 산 아무 생각 없이 고른 신발이다

그분은 조심스럽게 말씀하셨다.



러닝화로 바꿔보세요.
무릎에 부담도 덜 가고,
자세도 더 안정돼요.
나이키 정품도 괜찮고,
발에 맞는 걸 잘 고르면 달라져요



그 말이 이상하게 크게 들렸다.
내가 달리기를 제대로 하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걸 스스로도 느꼈다.

기왕 시작한 거라면,
조금 더 잘해보고 싶었다.
내 몸도 아끼면서, 오래 달리고 싶었다.

오늘 나는 꽃동산을 오르며
진짜 내 마음속 고비도 함께 넘은 것 같았다.


혼자였다면 결코 가지 않았을 코스,
도전하지 않았을 거리,
그리고 도달하지 못했을 성취.

혼자보다 함께일 때
더 멀리 간다는 말, 정말 그 말이 맞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같이 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한 걸음 더 나아가 있다

나는 아직도 달리기 초보다.
하지만 하루하루 쌓이는 발걸음이
내 안에 또 하나의 꽃동산을 만들어줄 거라 믿는다.

오늘도 나는 달린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도,
그 끝에서 웃을 수 있는 나를 위해.

내일은 강제 휴식이다.
"잘 쉬어야 잘 뛸 수 있다"라고 하셔서
하루는 쉬기로 했다.

내일은 쉬고
토요일에 또 한 걸음 내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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