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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테크하는 이 기자 Jul 10. 2017

청년정치크루 “방탄소년단 같은 청년정치그룹 만들래요”

세상의 중심에서 ‘청년’을 외치다, 청년정치크루

“방탄소년단 같은 ‘청년정치그룹’ 만들 거예요”


사진 촬영 현장 옆을 지나가던 국회의원들은 이들이 들고 있는 정당 로고를 유심히 보며 연신 ‘다섯다 있는 거 맞아?’라고 물었다. 왼쪽부터 강성찬, 김수한, 이동수, 김대영 씨.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6월 1일 충북 단양의 한 리조트. ‘혁신하고 소통하겠습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린 이곳에서는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진짜 소통’을 위해 청년층도 초대해 쓴소리를 듣기로 했다. 초청자 명단에는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도 있었다. 그런데….


“제 주변에 멀쩡한 생각을 가진 청년들 중에 자유한국당 지지자는 한 명도 없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청년들이 좋아할 만한 가치도, 콘텐츠도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겠습니다. 부끄러운줄 아십시오.”

  


[청년정치크루 4인]

이동수 대표 1988년생. 2016년 한국외대 언론정보학 졸업

강성찬 1889년생. 한국외대 광고홍보학 8월 졸업예정

김대영 1991년생. 건국대 정치외교학 4학년

김수한 1990년생. 한국외대 영어학 4학년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라는 일갈 이후, 이동수 대표는 주변에서 꽤나 스타가 됐을 것 같아요. 

이동수(이하 동수) 연락 진짜 많이 받았어요. 10년 전에 연락이 끊긴 친구가 ‘통쾌하다’라고 하기도 하고 심지어 자유한국당 당직자도 ‘좀 더 세게 하지 그랬냐’더라고요. 회의가 끝나고서는 악성댓글도 많이 걱정됐어요. ‘젊은 사람이 싸가지가 없다’ 뭐 이런 반응이 쏟아질 게 뻔하니까요. 그런데 의외로 ‘그러게 거길 왜갔냐’는 댓글이 많았어요. 자유한국당이 생각보다 반감을 많이 사고 있더라고요. 


이번 회의에는 어떻게 참석하게 된 건가요.

동수  신보라 의원 추천으로요. 당시 자유한국당에서 ‘쓴소리할 청년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제가 딱 생각나더래요.(웃음) 신 의원은 자유한국당 소속이긴 하지만 저희 취준생보호법을 직접 발의해준 파트너이기도 하거든요.

김수한(이하 수한) 아 그리고 이거 돈 한 푼도 안 받은 거라고 꼭 좀 써주세요. ‘알바 아니냐’고 많이 묻던데 진짜 100원도 안 받았어요.


국회의원에게 ‘쓴소리’를 한 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땠어요.

동수 원래 질문을 안 받기로 했는데 의원 몇 분이 막 반박하더라고요. 정준길 대변인은 “청년들이 정유라를 많이들 비판하는데 왜 문준용의 취업문제에는 분노하지 않냐”고 물었죠. 좀 신기했어요. ‘정유라 사태’에 비하면 문준용 씨 건은 새발의 피라고 생각하는데 그걸 동급 취급한다는 게 놀라웠죠. 그래서 또 한 번 느낀 게, 정치에는 다양한 생각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물론 보수만의 문제는 아니고요.





청년정치크루는 어떻게 결성된 건가요.

동수 2015년 여름에 ‘쇼미더머니’를 보다가 ‘와 이거다’ 했어요. 요즘 힙합 트렌드가 ‘크루’잖아요. 각자 활동하다가 필요에 따라 뭉쳐서 시너지를 내고 이런 거요. 저희도 같아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청년이 각자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다가 가끔 ‘청년’ 관련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뭉쳐서 의견을 합치는 거죠. 올 4월 최종 11명이 모였고요.


정치크루가 되기까지 다들 뭔가 스토리가 있을 것 같아요.

동수 전 원래 민주당 지지자였어요. 그러다가 2년 전, 유승민 의원이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연설하는 모습에 반해버렸어요. 정치인이라면 인생을 걸만큼 확고한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유 의원이 경제민주화에 대해 확실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게 마음을 끌었거든요. 그즈음 한 언론사에서 인턴실습을 하면서 소개를 받아 새누리당 인턴생활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일을 하면 할수록, 유 의원 한 분만 바라보기에는 당 컬러가 제 가치관과 영 맞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새누리당을 나와 안희정 캠프에 들어갔죠.


강성찬(이하 성찬) 제가 바로 취업준비생이에요. 전공을 살리려고 광고나 홍보대행사, 마케팅에 지원하고 면접도 많이 봤는데 최종면접에서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학생신분을 유지하려고 졸업유예를 신청했어요. 졸업해버리면 창업이나 인턴제도같은 혜택을 받을 수가 없게 돼버리거든요. 하다못해 학교 도서관이나 취업센터도요. 현실적이죠?


김대영(이하 대영) 이전에도 사회활동을 조금 했어요. 2009년에 쌍용차 대량해고 사태가 있었잖아요. 그때 뉴스에서 경찰이 옥상에서 시위하는 노동자를 강경 진압하는 장면을 보고 ‘과연 우리나라가 이대로 가는 게 맞는가’ 의문이 생겼죠. 그 뒤로 시민기자도 하고 의원실에서 무급으로 입법보조도 해봤어요. 원래 글 쓰는 걸 좋아했는데 의원실에서 일하면서 사회이슈에 관한 글도 많이 썼죠. 동수 형이랑은 정의당 정책공모전에 함께 당선돼 시상식 자리에서 만난 걸 계기로 크루에 합류하게 됐고요. 


수한 전 유튜버를 했어요. 좀 다르죠.(웃음) 제 삶의 모토가 ‘남들이 해보지 않은 걸 하자’예요. 종목은 유머고요. 한 100만 원정도 수입도 얻었어요. 지금은 접었지만 요즘도 꾸준히 아이디어 노트에 저만의 아이템을 열심히 모아놓고 있죠. 





요즘은 뭐하고 지내나요.

동수 대선 때까지 계속 의원실에서 일하다가 현재는 정치크루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청년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어요. 사실, 아까도 잠깐 말했지만 국회의 채용부터 투명해져야 할 것 같아요. 지금은 국회의원의 인사권이 너무 커요. 의원실의 10명가량의 직원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거든요. 빈번한 가족채용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고…. 정치가 발전하려면 인재가 많이 유입돼야 하고 그러려면 채용과정부터 공정해져야 해요. 


성찬 취업준비하면서 한 언론사에 ‘강백수’라는 이름으로 패션칼럼을 연재해 생활비도 벌고 글쓰기 연습도 하고 있어요. 틈틈이 인적성검사도 공부하고 있죠. 창업도 했어요. ‘획기적기획’이라고. 수한이가 지어준 이름인데, 정치행사를 대행하는 곳이에요. 청년정치크루에 들어와서는 정치와 삶에 관한 고민도 많이 하고 있죠. ‘실험적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라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어요. 원래 이런 캐릭터는 아니었는데 결정적 계기가 바로 ‘세월호 사건’이에요. 저를 포함한 주위 친구들 모두 ‘타인의 문제가 곧 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자각하는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대영 현재 크루 활동 말고는 ‘참이슈’라고 사회 이슈를 쉽게 전달하는 카드뉴스를 제작하고 있어요. 또 그동안 적어뒀던 정치나 사회이슈에 관한 글을 모아서 책으로 엮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수한 정책연구소에서 일하는데 안에서 느낀 게, 청년들의 목소리가 거의 반영이 안 된다는 거예요. 제가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결국 모든 건 최고 결정권자의 뜻에 따라 결정되더라고요. 


동수 이건 저도 동의해요. 길지는 않지만 이곳에 있으면서, 정치인의 선입견은 일반인의 보편적 상식과 상당히 괴리가 있다는 걸 절감했어요. 그런데 대한민국의 미래인 우리 청년들은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어요. 있다고 해도 직접 참여하기보다는 지켜볼 뿐이죠. 다들 기업에 입사지원서는 넣어도 정당에 취업할 생각은 못 해요. 대학 때도 마찬가지예요. 학생회 활동하는 친구들은 뭔가 그들만의 세상이 있다고 해야 하나. 이 간극을 좁히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해요. 정치가 누구나 다가가기 쉬운 분야가 됐으면 좋겠어요. 





청년정치크루 결성 이래, 굉장히 큰 정치적 전환점이 된 사건이 바로 ‘촛불집회’가 아니었을까 해요. 그때 청년들도 중요한 한 축을 이뤘죠. 크루들은 그때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동수 전 제 담당 의원이 청문회 위원이라 청문회 준비를 돕고 있었어요. 그때 한창 가결안이 통과되네 마네 엄청 화제가 됐었잖아요. 초반에는 당내 분위기가 ‘설마 탄핵이 되겠나’였어요. 그런데 매주 촛불집회에 몇 만 명이 집결하면서 조금씩 흔들리는 의원이 나오고 시작하더라고요. 그때 국민의 힘을 진짜 절감했어요. 


성찬 전 당시 크루 소속이 아니었고 일반 소시민으로 열심히 집회에 참가했어요. 고향이 마산이고 학교 때문에 서울로 혼자 이사 와 생활하는데 2008년에 광우병 촛불집회가 있었어요. 부모님께 가겠다고 했더니 엄청 반대하시는 거예요. 부마항쟁 아시죠?(웃음) 그런데 이번에는 그때와는 많이 달라져 있더라고요. 집회에서 공포감은 사라졌고 다들 일상처럼 편하게 왔다갔죠. 저도 막 취업도 안 되고 힘든 나름의 울분을 그 자리에서 많이 풀었던 것 같아요. 집회를 계기로 세상이 바뀌면 나에게도 뭔가 희망이 생기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요. 그러면서 크루에도 참여하게 됐죠.


대영 과거 10년간 정치가 많이 후퇴됐다고 생각해요. 시민들이 이걸 끌어올린 거죠. 개인적으로는 정치가 참 매력적이고 그래서 더 참여해보고 싶은 계기가 됐어요. 


여러분의 정치적 가치관은 지난 대선 때 던진 표심에 가장 잘 녹아있을 것 같아요. 각자 지지한 후보를 말해줄 수 있나요. 

동수 투표자보다는, 전체 대선 레이스에서 유승민, 안희정 후보를 응원했어요.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고 상대편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력도 갖춘 점이 마음에 들었죠.


성찬 초반에는 문재인, 안철수, 유승민 후보를 눈여겨봤고 일단 대선토론을 무조건 다 챙겨 보면서 비교해나갔어요. 그런데 안철수 후보는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생각했어요. 가장 응원한 후보는 유승민 후보였는데 마지막까지 정말 많이 고민하다가 최종적으로 문재인 후보를 찍었어요. 어쨌든 정권은 바뀌어야 하니까요. 생각보다 (특정 후보의) 지지율이 계속 높아지더라고요.(웃음) 물론 문재인 후보 자체에도 기대감이 컸고요.


대영 심상정 후보를 찍었어요. 공약은 다섯 명의 후보 모두 마음에 들었는데 정치발전을 위해서는 다당구도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한 정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한다고 사회가 안정적인 게 아니잖아요. 제1당의 의석이 과반수를 조금 넘겼을 때 더 발전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수한 전 유승민 후보요. 어찌됐든 진보와 보수 양쪽이 같이 가야하고 대세가 진보라면 대응 가능한 건전한 보수 세력도 있어야 하니까요. 그런 면에서 개인적으로는 바른정당의 지지율이 10%는 넘겨주기를 바랐는데….  


동수 한 가지 놀라운 사실 말해드릴까요. 지난 대선 때 저희 크루 안에서 득표 1위 후보가 유승민 후보였어요. 사실 많은 친구들이 민주당을 지지한다고는 하는데 알고 보면 대부분 계속 변화하는 중도층이었던 거예요. 전 이런 중간층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다양한 생각을 모을 수 있으니까요. 



‘취업준비생 보호법 이야기로 넘어가 볼게요. 법안에 다양한 취준생 관련 에피소드가 나오잖아요.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었나요.

동수 일단 소셜커머스의 채용취소 사태요. 실무평가라며 2주간 영업까지 시켜놓고 채용기준에 안 맞는다고 다 불합격시켰잖아요. 제 이야기는 아니지만 어쨌든 친구들의 사연이니까 화가 나더라고요. 이 외에 연봉을 물어보면 눈치 없고 사회성 떨어지는 사람 취급하는 현실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방법은 간단해요. ‘국회톡톡’이라는 시민입법플랫폼에서 국민들의 지지를 얻었고 덕분에 국회의원들로부터 연락이 와 지금까지 진행할 수 있었죠. 


※ 취준생보호법은 6월 16일,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의 도움으로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라는 이름으로 발의됐다. 아래는 개정안 주요 내용.


1. 구인자는 채용공고시 근로계약서 상의 종사업무, 근로시간, 임금 등의 법정 필수사항을 구체적으로 고지하여야 한다.

2. 구인자는 구직자에게 어학점수, 교환학생경험 등 그 직무의 수행에 필요하지 아니한 정보를 기초심사자료에 기재하도록 요구하거나 입증자료로 수집하여서는 아니 된다.

3. 구직자의 지식재산권을 자신에게 귀속하도록 강요한 구인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과태료 → 벌칙 강화)

4. 구직자가 채용과정에서 불공정한 처우를 당한 경우에는 이를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신고를 받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를 조사하여야 한다.


여러분은 취업준비생이잖아요. 그런데 법안을 보면 의외로 일자리 확대에 관한 내용은 없네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중략)


 자세한 내용은 

<캠퍼스 잡앤조이> 기사 바로가기


tuxi0123@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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