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rr Bela (1955~2026)

by 편리왕

어제에 이어 오늘도

믿기 어려운 궂긴 소식을 듣습니다.

2026년 1월 6일, 헝가리의 영화감독

타르 벨라께서 타계하셨습니다.




타르 벨라는 1955년 헝가리 페치에서 태어나

부다페스트에서 성장했습니다.

10대 시절 단편 다큐멘터리를 만들던 타르 벨라는

정치 활동 이력으로 대학 입학을 거부당하고

조선소에서 일하며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타르는 1977년 첫 장편 영화 <패밀리 네스트>를 시작으로

대표작 <사탄탱고>를 비롯해 총 10편의 장편 영화를 연출했습니다.




1988년 <파멸>을 시작으로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와 함께

총 5편의 장편 영화를 만들었으며,

평생의 반려인 흐라니츠키 아그네슈와

거의 모든 작품을 함께 했습니다.




2011년 <토리노의 말>을 끝으로

장편 영화 감독으로서 은퇴를 선언한 타르 벨라는

이후 영화 제작자, 교육자, 설치미술가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타르 벨라는 2023년 유럽 영화 아카데미 평생 공로상,

2025년 2월 헝가리영화제 평생 공로상을 받았으며

같은 해 6월에는 정부에 의해 탄압받았던

프라이드 축제 개막식에서 연설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1월, 부다페스트시는 타르 벨라를

부다페스트 명예시민으로 임명했습니다.




타르 벨라의 영화를 처음 봤던 건

2020년 어느 겨울 산꼭대기였습니다.

그때 저는 군 복무 중이었고, 코로나 격리를 위해

혼자 컨테이너 박스 안에 있었습니다.

저는 웃풍을 막기 위해 이불을 뒤집어쓰고

작은 화면으로 <토리노의 말>을 감상했습니다.

그 어마어마한 바람 소리가 화면 안에서 들리는 건지,

창밖에서 들리는 건지 구분할 수 없었습니다.

영화 속 부녀에게는 세상이랄게 남아 있지 않았고,

이는 산꼭대기 어둠 속에 놓인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 꺼져버린 촛불 같은 영화를 보며

영화가 세상을 대신해 죽어줄 수도 있음을 경험했습니다.




그 후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난 몇 달간 마치 운명처럼

타르 벨라의 영화 세계와 친밀한 날들을 보냈습니다.

당신의 절망을 배우는 일은 제게 기쁨이고 힘이었습니다.




RIP Tarr Bé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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