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공부 ; 끝없는 술래잡기

by 에르네스티토

초등 6년, 중등 3년, 고등 3년, 대학 4년. 총 14년.

일반적으로 일컫는 대한민국의 교육과정을 거친다면 장장 14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 그리고 대개 그 시간에서 학생들은 쫓기듯, 어쩌면 살아남기 위해, 또는 탈출하기 위해 발버둥친다. 나도 수능을 치던 시기 기준, 60만의 시험생 중 하나로 그러했다. 뭔가를 이루거나 정말 파헤치기 위함이 아닌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튜토리얼 정도랄까. 그래서 튜토리얼의 보스를 피하고 종국에는 이기기 위한 여정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사회로 나아간 것이 아니라 떠밀려 왔던 것 같다. 내가 하게 될 일이 정말 원하던 것이었는지, 애초에 내가 원하던 것이 진짜 무언지, 알아볼 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 한 것은 나의 패착이었다. 남들처럼 그냥 잘~ 보냈다고 생각했던 나의 대학생활은 정말 그랬다. 그냥 잘~.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말이다.

이제 공부 안 하고 돈 벌어도 된다고 하는데 조금씩 궁금해진다. 이건 왜 이런 메카니즘으로 움직이고, 어떤 알고리즘으로 의사가 결정되는지, 왜 관계없어보이는 두 지표가 서로의 변인으로 작용하는지, 알고 싶어졌다는 점이다.

어쩌면 이제 내가 파고들고 싶은 분야를 찾은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의 이 궁금증이 단순한 휘발성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항상 도망쳐야만 했던 술래잡기에서 내가 술래가 되는 발상은 내게 꽤나 의미하는 바가 컸다.


어렸을 때부터 빨리 돈을 벌고 싶었다.

그래서 졸업하고 바로 취직했고 이직도 결정되고 퇴사를 했다. 쉬지 않고 일을 했지만 공허했다. 일은 내게 자기계발의 요소는 없는 그저 돈을 버는 곳인가 생각이 들 무렵, 그러니까 이제 직장인 10년차가 된 무렵, 맡은 업무는 달랐다. 재미있었고 흥미로웠고 파고들고 싶어졌다. 그제야 나는 공부라는 것이, 단순히 문제풀이의 희열을 넘어 방향을 쫒아갈 수 있는 술래잡기임을 깨달았다.


이제는 정규 교육과정이 아니어도 공부할 수 있다. 그것이 내게 사회적으로 학력 인정받아 디딤돌이 되지는 못 하겠지만 내게 확신을 가져다 줄 길이 되리라 믿는다.


자 이제 모두모두 숨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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