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14일,
처음 씀이라는 어플에 글을 공개한 날이다.
이 즈음의 나는, 오래 꿈을 꾸던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글이 쓰고 싶었었다. 하지만 혼자 상상만 하며 써내려가던 결과물은 당연히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두 차례 정도 실패를 겪고 나니 글쓰기 연습의 필요성을 느껴지는 게 아닌가.
하지만 당연히 천재들처럼 일필휘지로 써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나의 주제를 고집하며 퇴고하는 과정은 지쳐만 갔다. 그래서 새로운 글감으로 다양하게 써보기로 했다.
씀은 말그대로 써내려가는 곳이었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주어지는 단어를 보면서 누군가는 짧은 소설을, 누군가는 부치지 못 한 편지를, 누군가는 자신을 투영한 다짐을 던지기도 했다. 말그대로 단어 하나로 서로가 머릿 속에 있던 것들을 써내려갔고 익명성은 각 필자들에게 더욱 자유함을 부여했다.
그곳에서 나는 때로는 토해내지 못 해 참을 수 없는 갈급함을 품어내려 몇 편씩 작성하기도 했고, 도저히 생각나지 않아 몇 개월 간 내버려두기도 했다. 그래도 그 곳에는 나의 생각들과 누군가들의 생각들이 쌓여갔다. 그리고 종종 나일지도, 누군가의 것일지도 모를 글귀를 보며 위로받았다.
쓰고 지우며,
던지고 받아들이며,
읽고 동조하며,
내 생각의 일부분이 정제되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나는 어쩌면 2017년 10월 14일의 내가 목표하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왜인지 가끔은 그립다.
조금 더 거칠고 자유롭던 글에서 위안을 받기도, 영감을 받아서일까.
오늘 저녁에는 씀에서 무슨 단어를 줄까?
생각 던지러 가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