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직생 꿀팁 76... 후배 편(26)
입사 초, 가장 싫어했던 게 사무실안 잡무를 도맡아 하는 것이었습니다. 매일 아침 신문을 정리하고, 선배들의 책상을 치우고, 점심 식당을 미리 예약하고. 세팅하는 등등. '이런 일을 하려고 그렇게 공부하고 이 회사에 왔나' 하는 깊은 회의감이 들었죠. 그러나 "나도 어릴때 그렇게 다 했다"는 한마디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의 관행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후배가 생겼습니다. 처음엔 필자가 겪었던 일이 너무 싫었기에, 후임에게는 잡일을 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변 선임들은 "왜 후임에게 일을 시키지 않느냐"고 눈치를 주었고, 필자도 결국 그 압박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후배는 "왜 이런 일을 저한테 미루냐"고 항의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다른 이유를 댔지만, 아마 필자 처럼 그런 관행에 불만을 가졌던 모양입니다. 지금은 다른 유수 회사에서 잘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때 필자가 용기를 내서 나쁜 관행을 끊어내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후회됩니다.
그 후, 필자는 스스로에게 약속했습니다. "절대 내가 싫은 일은 남에게 시키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원칙을 지키기 위해 다음과 같은 다짐을 매일 아침 출근길에 되새기곤 합니다.
거드름 피우지 않기, 지각하지 않기, 입닫고 경청하기, 불필요한 회식 피하기, 회의 길게 하지 않기, 개인적인 일로 부원들 귀찮게 하지 않기, 큰 소리 치지 않고, 화 내지 않기
매일 아침 다짐하지만 잘 되지 않는 날도 많습니다. 사람인지라 자신도 모르게 욱하고, 화내고, 말이 길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다짐합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꼭 지키는 일이 바로 '일'에 관한 것입니다.
인턴에게도 허드렛일을 시키지 않습니다. 제가 겪었던 불필요한 고통을 후배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회사 내의 잡무는 각자 나누어 처리하고, 식당 예약 같은 일도 누군가를 시키지 않고 제가 직접 합니다. 팀원들이 오직 자신의 일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勿施於人)"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이 하기 싫은 바를 남에게 시키지 말라"는 공자의 가르침입니다. 굳이 공자왈 맹자왈 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공감하고 알고 있는 진리입니다.
진정한 핵심은 그 원칙을 아느냐 모르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실천하느냐 못하느냐에 있습니다. 이 원칙을 실천한다면, 최소한 후배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일은 면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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