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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끌 Jul 24. 2024

[책끌 서평] [USB] 길용우가 읽는 박태원 삼국지


중학교에 올라갈 무렵 겨울방학 때, 집 한쪽 책장에 꽂혀 있던 <삼국지> 시리즈를 읽게 됐다. 처음에는 애니메이션으로 보았던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에 대한 궁금증으로 <삼국지> 책을 펼쳤다. 당시 우리 집에 있던 <삼국지>는 총 10권으로 되어 있었다.


1~5권은 대부분의 <삼국지>에 등장하는 일반적인 스토리, 즉 '도원결의'를 시작으로 동탁을 추출하는 과정을 시작으로 위, 촉, 오가 중국 영토의 삼등분을 나눠 갖는다는 '천하삼분지계'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6~10권은 유비, 관우, 장비의 아들, 손자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그린 <후삼국지>에 해당하는 내용이었다.


<삼국지>는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만화,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책으로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는 대표적인 MSMU(Multi Source Multi Use) 상품이다. 예스24에서 '삼국지'라는 단어로 검색해 보니 5,100개 이상의 도서가 있다고 검색됐다.


와~ 이렇게나 많았나? PC 버전의 게임 외에도 [삼국지 전략판], [삼국지M], [삼국지책략전], [파이널 삼국지], [신삼국지 모바일] 등 휴대폰에서 즐길 수 있는 삼국지 게임도 숫자를 헤아리기 힘들 만큼 많았다.



그런데 <삼국지>가 오늘날에도 이렇게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가 뭘까? 그것은 탄탄한 스토리라인에 수백 명의 영웅호걸들이 등장한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길용우가 읽는 박태원 삼국지>에서도 MP3에 담긴 오디오북 외에도 한 권의 가이드북이 제공된다. 여기에는 관우, 장비, 조운, 조조, 곽가, 전위, 화타, 초선, 사마의 등 '삼국지 역사를 이룬 인물들'에 대해 어떤 인물인지 간략히 소개되어 있다.


우리가 즐겨 읽고 있는 소설 <삼국지>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나관중이라는 작가의 창의적인 상상력과 문학성이 가미된 작품이다. 정사의 <삼국지>는 사실 중심의 객관적인 서술 방식을 취하고 있는 반면에 소설 <삼국지>는 수백 명의 영웅호걸들이 등장함으로써 인물 중심의 주관적이고 입체적인 서술 방식이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소설에서는 관우의 죽음 장면이나 제갈량의 행적 등이 정사보다 더 극적으로 묘사되어 있고, 일부 사건의 순서나 내용도 작가의 재구성에 따라 다르게 서술되어 있다. 이는 작품의 구성과 플롯을 복잡하게 실타래처럼 엮어 한 가닥씩 풀어내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또한 <삼국지>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로 하는 리더십, 정치적 역학관계, 전략적 사고 등 깊이 있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에 나온 <[USB] 길용우가 읽는 박태원 삼국지>는 원작 소설인 <박태원 삼국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배우 길용우 씨가 낭독한 오디오북이다. 정상급 배우의 연기력에 상황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중후한 목소리 톤에 박태원 작가 특유의 문체가 잘 어우러져 있었다.


오디오북만으로도 직접 책을 읽는 것 못지않게 다양한 상황을 적절하게 잘 묘사해 주는 한편 라디오 극장의 한 대목처럼 입술이 바짝 마르는 긴장감을 느낄 때도 있었고, 슬며시 미소 짓게 되는 장면도 있었다. 특히 길용우 배우의 열연으로 소설 속 인물들의 대사와 내면의 세계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개인적으로는 MP3 파일을 휴대폰에 저장해 두고 출퇴근 길에 지하철에서 많이 들었다. 아침 출근길에는 부족한 잠을 깨우는 단비처럼 들렸고, 저녁 퇴근길에는 하루의 피곤함을 싹 씻어 주는 한편 이해도와 집중력을 높여 주었다.


이미 시중에 수많은 버전으로 <삼국지> 콘텐츠들이 나와 있지만 길용우 씨가 낭독한 <박태원 삼국지> 오디오북은 또 다른 매력으로 <삼국지>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든다. 무더운 여름에 읽어도 좋다.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이 포스팅은 커뮤니케이션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https://blog.naver.com/twinkaka/223524440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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