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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집

by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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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brainLEO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좋은 집의 기준은 무엇일까?

『노는 집』은 우리가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온 집의 개념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볼 기회를 주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집이란 이러한 모습이 아닐까? 내 이름으로 된 집 한 채 마련이 기본이라고 여겨진다. 대출을 해서라도, 어떻게 해서든 내 집 한 채를 갖고 싶어한다. 집을 마련하는 일이 대출을 갚는 고통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러한 인식 아래에서 집은 '사는' 공간에만 초점이 맞춰져 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집의 개념을 단순히 사는 공간에서 벗어나, 나를 위한 '놀이'와 '쉼'의 공간으로 새롭게 정의한다. 그는 집이 크고 화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집은 작고 단출하게, 내 마음이 편안해지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책의 제목인 '노는 집'은 바로 그런 공간을 가리킨다.


북유럽, 독일,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작고 기능적인 공간’, ‘목적에 맞는 집’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큰 집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불필요하게 크거나 화려한 집보다는 유지비가 적고 효율적인 집을 선호한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부동산=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실거주 공간 이상으로 집을 투자의 대상, 재산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p.168

왜 그 집이 그렇게 반응이 좋았을까? 단순히 작아서, 귀여워서, 예뻐서만은 아니었다. 나는 나중에서야 깨달았다. 그 집은 '좋은 세컨드하우스' 기준에 거의 들어맞는 집이었다는 사실을. 목적이 분명했다. '놀기 위한 집'이었고, 이용자가 명확했다. '나 혼자 머물 공간'이었고, 외관보다 내실에 집중했고, 목재와 자연소재로 주변 환경과 어울렸으며, 나다운 취향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무엇보다, 복잡한 세상에서 나를 지켜주는 '쉘터' 같은 집이었다.


p.220

그랬다. 작고 조그마한 땅을 찾기란 참으로 어렵고도 무모한 도전이란 걸 2년 7개월이 지난 지금에야 느낀 걸까. 가지고 있는 빠듯한 예산에 맞추려니 어쩌면 오랫동안 시간이 흐른 뒤에 나의 어리석음에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마음을 다잡는다.

"아냐. 아내.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질 거야."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 말하는 '노는 집'이라는 개념은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저자는 반복되는 해외 출장 속에서 진정한 휴식과 회복이 가능한 공간에 대한 갈증을 느꼈다고 한다. 그런 고민 끝에 4.3평(약 14㎡) 밖에 되지 않지만, 아주 작은 집을 손수 짓기로 결심하게 된다.


이 책에는 그가 집을 짓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집짓는 기술이나 노하우보다는, 삶을 심플하고 자유롭게 만드는 경험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을 이룬다. 이러한 집짓기 경험을 바탕으로, 저자는 집짓기와 관련된 콘텐츠를 제작하고, 소규모 워크숍을 열며 자신의 철학을 나누고 있다. 그에게 집은 더 이상 사회적 과시나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자유와 놀이, 자신다운 삶을 위한 최소한의 공간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노는 집’은 욕망을 줄이고 마음을 채우는 공간, 기능보다 삶의 감각과 쉼을 강조하는 공간이다. 저자의 삶을 통해 '집이 무엇을 위한 공간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해보라고 묻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신이 바라보는 집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p.31

러시아의 작은 오두막 체험 이후, 내 인생의 주요 관심사 1순위는 단연 '나만의 작은 오두막'이 되었다. 마치 첫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나는 작고 단출한 집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들었다. 시간만 나면 작은 집을 떠올렸고, 인터넷에 올라온 해외 사례들을 찾아보고, 지인을 만나도 자연스럽게 그 주제로 대화가 흘러갔다.


p.112

"답답하지 않은 구조와 소재로, 혼자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집을 지어주세요. 그리고 언제든 원하는 장소로 옮길 수 있도록, 바퀴를 달아주세요."


『노는 집』은 집짓기 안내서가 아니다. 집을 둘러싼 사회적 상식과 심리적 부담에서 벗어나 내 삶의 공간을 자유롭게 다시 설계하는 실험이자 제안서다. 물론 구체적인 집짓기 경험과 노하우도 제공한다. 4.3평 집을 어떻게 설계하고, 시공하고, 자재를 선택했는지 등의 정보는 집짓기에 도전하고 싶은 이들에게 참고가 될 만하다.


이 책은 또 다른 시선을 더한다. 공저자인 최윤서는 여성의 시각으로 글에 깊이를 더했다. 집이 한 사람의 소유를 넘어 가족, 커뮤니티, 자신만의 공간으로 확장되는 경험을 전한다. 실제 ‘노는 집’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에세이이자 한 편의 다큐멘터리라 할 수 있다.


지금 당신이 머무는 집은 어떤가? 이 책을 통해 ‘사는 집’과 '노는 집'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집은 어떠해야 하는가?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을 삶에 더해보자.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https://blog.naver.com/twinkaka/223961243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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