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팅은 성안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고등학교에서 입시 수학을 하기 전까지는 수학에 대한 반감은 없었다. 하지만 공식을 이해하기보다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문제를 풀어야 했던 방식의 공부는 수학에서 멀어지는 계기가 됐는데,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최근에 접한 《매듭 이론》은 수학을 ‘계산’이 아니라 ‘사고하는 방식’으로 바라보게 만든 책이다. 숫자와 기호 대신 눈앞의 매듭과 고리를 수학의 언어로 풀어낸다는 발상이 신선하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수식 없이 그림만으로 설명한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수학을 어렵게 느끼는 이유가 복잡한 기호와 계산에 대한 부담이라면, 《매듭 이론》은 다양한 그림과 직관적인 사례로 이를 넘어선다. 마치 퍼즐을 맞추듯, 매듭을 실제로 하나하나 풀어가며 수학적 사고의 과정을 체험하게 한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끈을 묶고 풀며 놀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오른다. 저자는 신발 끈이나 포장끈처럼 일상의 단순한 매듭에서 시작해, 점차 난이도를 높이며 고리의 불변량, 풀림수, 라이데마이스터 변형 같은 개념을 소개한다.
특히 라이데마이스터 변형, 즉 ‘겉모양은 달라져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원리를 설명할 때는, 수학이 단순 계산을 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사고의 틀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을 따라가며 직접 매듭을 묶고 풀어 보게 되는 과정을 통해서 말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수학이 책 속의 이론이 아닌 생활 속의 놀이처럼 다가온다. 매듭을 풀고 다시 묶는 과정 속에서, 문제 해결의 힘이 결국 관찰과 직관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실감하게 된다.
《매듭 이론》은 수학이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이들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계산이 서툴러도 괜찮다.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위상수학이라는 분야의 신선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답 찾기가 아니라, 매듭을 풀어내듯 과정을 즐기는 태도를 배운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