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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끌 Sep 16. 2020

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책끌(책에 끌리다)' 서평 #66

말은, 액체다.
문장이란 음료일지도 모른다.

이 글이 하루키 문장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강력한 아포리즘(격언)이라서, 세련된 비유 표현이라서, 에둘러 말해서라고 저자는 말했다. 하루키의 글은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꿰뚫는지 궁금하다.



일본 작가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작가를 꼽는다면 단연 무라카미 하루키가 아닐까. 하루키 작품은 감성적인 문장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하루키는 이렇게 쓴다>의 저자인 나카무라 구니오는 하루키가 어떤 문장을 쓰는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맛있는 문장’이라는 47가지의 쓰기 규칙을 분석해 하루키처럼 세대를 뛰어넘는 감성 글쓰기에 도전해 보자고 제안했다.



이 책은 좋아하는 한 작가의 책을 닥치는 대로 읽으면서 배우는 새로운 문장력을 어떻게 향상시킬지에 대해 썼다. 하루키는 고교 시절에 영어를 너무 못해서 좋아하는 작가의 영문 페이퍼백을 닥치는 대로 읽으면서 영어 실력을 키웠고, 이를 통해 문장력을 확실하게 키울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문학적 지식을 쌓아 소설을 쓸 때 필요한 노하우도 얻었다고 한다.

저자는 하루키를 읽고 작가가 되었다고 소개했다. 이 책에는 하루키적인 문장 쓰는 법에 대해 소개했는데, 중용한 것은 '테마'가 아니라 '규칙'을 가지고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목으로 놀라게 하고, 첫머리에서 감탄하게 만들고, 모두의 마음을 대변해 납득하게 만들고, 예상치 못한 전개로 더 놀라게 만들고, 마지막은 여운을 남긴 채 상상의 날개를 펼치게 만드는 등의 규칙으로 글쓰기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통해 33가지 작법에 대해 살펴보고 14가지 방법으로 하루키 문체의 힘을 느껴보는데 초점을 맞췄다. 유니크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하루키 스타일의 스토리 비밀에 대해 저자는 수수께끼 같은 긴 제목으로 뭔가 일어날 것 같은 암시를 주고, 문장을 뒤틀어서 색다른 개성을 덧입히고, 구체적인 연도로 독자들의 기억을 상기시키고, 기묘한 신조어로 깊은 여운을 남기고 색으로 감정과 이미지를 표현하는 등 다양하다.

또한 매력적인 제목을 붙이는 방법, 분위기를 바꾸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노력, 망상을 확대하는 방법 등 하루키 작품 속에 숨어 있는 매력적인 글쓰기 노하우를 숨은 그림 찾기처럼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물론 이런 재미는 하루키 작품을 좋아해야 한다. 더 중요한 건 하루키처럼 자유로우면서도 일정한 틀로 글을 쓰려면 자신만의 색깔을 담을 수 있어야 한다.


X세대, Y세대를 넘어 Z세대의 감성까지 파고든 하루키의 작품은 일본 작가이면서도 서구의 낯선 문화가 세련되게 느껴지는 느낌을 받는다. 감성을 꿰뚫는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하루키의 작품은 셰이크와 햄버거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에서 신선함을 찾는다.

작가는 40년 넘게 유효한 문장력과 스토리를 갖고 있는 하루키의 힘이 비결이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설명했다. 심플하면서도 음악처럼 리드미컬하고, 번역체 같기도 한 특이한 문체가 매력적인 이유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 보시라. 하루키의 소설과 에세이를 보면서 저자처럼 하루키만의 특유한 글쓰기 규칙을 발견하는 재미도 느껴보고 인상적인 의미도 찾아보시기 바란다.



* 출처 : http://m.blog.naver.com/twinkaka/222090581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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